횡포, 극복, 공감
"회의가 있으니 대표실로 가시게요."
"안건이 뭘까요?"
"복지 관련 회의라 5인이 모인답니다."
"전년도에 이미 업무분장이 확정되었는데 모일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니까요."
이게 시작이었다.
이미 확정된 사안을 업무 밀어내기를 계획한 이인자의 주도로 회의가 소집되었다.
같은 부서의 중간관리자와 나는 원치 않는 회의에 억지로 참석했다.
결국 예측 대로 우리 둘은 원래 정했던 업무에 하나씩 더 떠안고 끝이 났다.
덤으로 떠안은 업무는 안내장 작성과 배부였다.
전년도에 안내장 작성을 협조하고 주무부서에서 배부하였다고 했더니 일, 이인자가 강력하게 요구해서 배부까지 맡게 되었다. 너무 강력한 요구이기도 하고 조직이 경직되는 걸 피하기 위해 원치 않았으나 수락했었다
연휴 전날 시간 외 근무까지 하며 안내장 초안을 작성하여 관련자 4인에게 보냈었다.
연휴가 끝난 첫날 출근과 동시에 안내장 내의 일정을 이인자의 의견이 있어서 조정하고 당일에 배부한다고 공유했다. 그런데 배부전 안내장 승인 절차를 위한 홈페이지 내의 코너를 찾았더니 내가 만든 안내장이 이미 승인완료 상태로 있었다. 전년도 담당자가 이미 절차를 밟아서 승인완료 상태였다.
파견근무 중인 내 부서장에게 사정을 알렸더니 놀라워하며 그다음 절차인 안내전용 사이트에서 발송할 건지 여부를 확인한다고 했다. 이인자에게 우리 부서장이 확인했더니 발송까지 한다고 했다고 내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이인자에게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다고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이인자가 우리 부서장에게 전화해서 승인취소할 테니 내게 연락해서 다시 결재를 우리 부서장에게 올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황당했다. 전년도에 했던 대로 올해 했는데 승인까지 취소해서 내게 다시 절차를 밟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본인들이 했던 일을 회의까지 소집해서 내게 떠밀었으면서 실수든 아니든 본인들이 전년도에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해서 완료상태인데 그걸 다시 취소를 해서 내게 같은 일을 다시 하게 한 그 이인자의 최악의 행동에 일인자, 우리 부서장, 나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놀라워했다.
속상한 정도가 아니라 이건 직위를 이용하여 인권을 짓밟는 수준의 행동이라고 아니할 수 없었다. 쉬운 말로 업무갑질이었다. 멘붕상태로 한참을 치를 떨다가 일인자에게 찾아갔다. 일련의 과정은 도저히 묵고 할 수 없는터라 회의 이전의 업무분장 상태로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안내장 배부, 제 업무에서 빼주세요. 강요로 제가 한다고 했고 과정 중에 그들이 끼어들어서 이 혼란을 초래했으니 원점으로 돌려주세요." 일인자는 "두 분이 실수로 그랬다고 합니다. "라고 답했다.
"실수할 수 있죠, 그러나 그렇게 수습하는 건 아니죠." 최초의 실수 시작자는 본인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사과를 했어야 맞고, 이인자는 명령 일변도의 행동이 아니라 과정설명을 하고 다시 내게 요청을 했어야 맞다. 실수라고만 얼버무릴 일이 아니라 최소한의 예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동은 했어야 맞다.
일인자는 본인이 그 점을 놓쳤다고 이인자에게 말하겠다고 다시 안내장 발송 절차를 밟아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또 나는 한 발짝 물러서서 바보처럼 안내장 발송까지 완료했다.
다음날이 돼도 그들 둘은 사과도 설명도 없었다.
시간을 요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타 부서 직원이 우리 실에 와서 본인이 겪은 업무 관련 부당함을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하여 상부기관에서 조정차 우리 기관에 왔었다고 후일담을 들려줬다.
이번일 뿐만 아니라 이인자가 내게 한 반복적인 업무갑질은 타 부서 직원의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부장에게 이틀이 지났는데도 사과도 설명도 없었다고 업무분장을 원점으로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아니면 타 부서 직원처럼 같은 과정을 밟겠다고 했다.
우리 부장은 일인자에게 말했더니 이인자에게 말을 전했는데 내 말을 안 들었나 보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인자는 "기안을 올렸다가 회수할 수도 있지 않냐."라고만 답했다고 했다.
이번일 뿐만 아니라 이 업무로 몇 년간 나를 괴롭혔고 작년 말엔 강력한 조치까지 했고 새로 부임한 우리 부서장에게까지 집요하게 이 업무로 간접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으면서 올해 다시 괴롭힘을 시작해서 이번일까지 했으면서 평범한 사례처럼 못된 심보를 감추고 말하는 걸 보면 참 유구무언이다. 유구무언 정도가 아니라 잠을 설친다.
이인자 같은 사람은 주 식량이 뭘까?, 우리 부장은 이번만 참아달라고 다음번에 또 못된 짓을 하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 여기서 안 터져도 저런 사람은 어디서 터져도 터진다. 사람 쉽게 안 변한다. 그러면서 날 달랬다.
몹쓸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건 원래 본성 탓도 있겠지만 당하는 자가 참는 것도 한 이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내가 속상한 포인트는 못된 짓을 한 사람에게 응당 안 좋은 평을 해야 마땅한데 피해자에게 맞을 짓을 했을 거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 그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참지 그걸 못 참았다고, 사회생활이 다 그렇지 저만 당하고 사는 것처럼 저런다고도 한다.
청정지역에서 밝고 맑고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노라면 별별일이 다 있는 것도 안다. 세상이 많이 살만해진 것도 사실이다. 다 좋기만 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누구든 적어도 잘못한 사람에게는 그만한 시선을 주고, 그로 인해 힘든 사람에겐 '힘들었겠다.' 그 마음을 보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