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덜컹거려야 하는가?

생활인

by young long

지난겨울 우연히 직급이 높은 동료(?)와 식사를 함께했다. 한 곳에서 정해진 기한이 되면 이동을 하게 되어 있는데 그분과 나는 정년이 같아서 이곳에서 유예가 가능한데 그분은 유예를 안 하고 단호히 이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분도 나도 직장과 집이 도보로 출퇴근이 가능해서 비슷한 조건인데 나는 유예 쪽을 생각하는데 그분은 무조건 이동하겠다고 했다. 그때는 그 이유를 몰랐다. 어제오늘 그 이유를 알아버렸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그게 답이었다. 다른 대안이 없을까? 노력하면 바뀔 수 있을까? 별별 생각을 다 해봤다. 출퇴근이 용이한 것, 이 또한 보이지 않는(?) 아니, 중요한 복지다. 그걸 박차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만 하나? 이인자의 업무갑질, 몰상식 그건 그래도 투덜거리며 극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일인자의 반복된 판단착오로 인한 무질서함은 답이 없다. 지난겨울 그분은 먼저 일인자의 답이 없는 행동을 경험해버렸었구나, 이제야 깨달았다.


우리 직장의 업무 형태는 채용 때부터 업무가 정해져서 채용된다. 직장 내의 각 직종이 업무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직종별 업무분쟁이 심심치 않게 있다. 직군이 1,2,3으로 구분되어 있다면 대부분 3 직군들 중 서로 모호한 경계에 있는 업무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는 게 대부분이다. 이인자가 빈번히 우리 직종에게 타 직종 업무를 전가해서 피로도가 극에 달해있다. 그럴 때마다 은근히 중재자를 자청하며 일인자도 이인자와 같은 선택을 하곤 해서 섭섭함을 감출 수 없었으나 바보처럼 속앓이를 하면서 물러서곤 했다.


금요일은 새로운 일이 터졌다. 일인자의 요청으로 우리 부서와 무관한데 상부기관에 예산을 내게 신청하게 하였다. 그 예산이 왔다. 당연히 추진 부서는 2 직군의 업무 내용이다. 그런데 일인자가 우리 부서장에게 그걸 내게 하라고 업무지시를 했다고 했다. 우리 부서장은 2 직군의 업문데 왜 그걸 그렇게 지시하느냐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단다. 강아지에게 날개라도 만들어서 날라고 지시하는 격이다.


처음부터 아주 부적절한데 날 불러 예산을 신청하게 하려고 업자를 불러 그 자리를 함께 있게 하더니 예산이 오자 그 공사를 내게 떠넘기려 한 것이다. 업무 내용이 2 직군 업무라 분명히 그 자리에 2 직군 책임자도 있었다. 2 직군 업무를 3 직군인 내게 지시하는 일인자를 향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본연의 내 업무도 가장 많은 시기인데 2 직군 업무를 내게 떠맡기는 이 상황을 난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속내는 일인자도 2 직군 업무인걸 알면서도 2 직군 눈치를 보느라 만만하면서 떠맡기면 곧잘 해내니까 말도 안 되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


그럴 게 있고 그렇지 않을 게 있지 해도 너무한 처사다. 속상해야 하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이 싫다.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선을 넘는 자들은 휴일에 뭘 하고 있을까? 아무 죄 없는 난 온통 진흙탕인데. 속상하다. 내업무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그러기도 싫다. 애초에 내업무가 아닌데 굳이 이런 저항을 하고 말고 해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참 별별일이 다 있고 정년이 다가와서 미련이나 아쉬움이 생길 법도 한데 그럴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어서 뒤도 안 돌아보게 하려고 이런 시련을 주나 싶다. 여전히 무능하여 이럴 때 명쾌하게 해결하는 비법이 없다. 나이만 무지하게 많이 먹어버렸고, 싸우지 않고 승리하고는 싶으나 방법을 모른다.


까만 내 속은 아랑곳하지 않고 속절없이 아카시아향기 찔레꽃 향기는 폴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