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표 우의가 갑옷으로 얼어붙는 하역장의 물리법칙
장마다. 이틀째 출근길이 질척인다.
땀과 비가 섞였다.
몸뚱이는 끈적거린다.
회색 작업바지와 남색 작업조끼는
어둡게 물들었다.
장갑이 미끌거려 생수박스를 놓쳤다.
소금 포대를 감싸쥔다. 손톱 밑이 따끔거린다.
입고품이 파도치듯 내려꽂힌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침도 턱따라 흐른다.
무전기 수신음이 소나기처럼 빗발친다.
매장은 고요한데 하역은 분주하다.
갈증에 혀를 내밀어 빗물을 핥는다.
제비표 우의를 겹쳐입는다.
공업용 장화를 신는다.
밖에서 내린 비는 막아주지만
안에서 뿜는 육수는 머금는다.
옷 젖는건 매한가지다.
야적장 바닥에 물길이 생겨 흐른다.
숨멎은 나방 한마리가 떠내려간다.
파렛트 한뼘 높이에 상품들이
물길에 닿을랑 말랑 한다.
밑에서부터 박스가 검게 변한다.
마침내 짓눌려 으깨지고 쏟아져 내렸다.
몸을 크게 숙였다.
뒷목으로 물줄기가 쑥 타고 내린다.
중력이 한번에 팬티까지 끌어내렸다.
은밀한 곳을 점령당해 손이 멎었다.
야적된 짐들을 계곡에 방치시킨다.
곧 영하 20도 냉동창고 작업이 있다.
젖은 장갑을 벗고
핏기없는 손을 쥐었다 폈다 한다.
냉동고에 진입한다.
작업 지시서는 젖어서 흐느적댄다.
얼음가루가 모래알갱이처럼 얼굴로 덮친다.
빙판길 바닥에서 방뇨하듯 부르르 떤다.
제비표 우의는 갑옷이 되어
바닥에 자빠진 몸뚱이를 보호했다.
한달된 신입은 화장실에 박혀 안나온다.
박대리는 그가 내일부터 안나오는데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