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늪에 빠진 삶을 꺼내주는 건, 결국 시
그래,
요즘 시를 읽지 않았구나.
혹시 이번에도 무언갈 얻어갈 수 있을까,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감옥에서 쓴 시 (나짐 히크메트)-
스스로 돈을 벌며
무언가에 쫓기지 않는 생활,
풀린 족쇄, 서슬퍼런 사슬자국의 촉감.
잔잔한 태평양 수면 위로 돛을 펼친 한 척.
항구를 향해 나가가야 할까,
정처 없이 쉼을 찾기 보다
파도의 숨결
닻의 악력
태양과 바다의 사랑, 윤슬의 아름다움이 허기지다.
금게 물든 물보라를 힘껏 맞이하고 싶은 지금
거센 파도 위로 흠뻑 젖고 싶다.
- 끊어진 닻, 펼친 돛 (무궁무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