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행복하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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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행복하게

– 행복은 언제나, 틈 사이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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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른다. 우리는 종종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불쑥 찾아온 행복의 그림자를 발견하곤 한다. 그건 아주 사소한 어떤 것일 수 있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아이의 웃음소리, 바람에 날리는 커튼, 혹은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렇게 행복은, 큰소리로 오지 않는다. 늘 조용하고, 소박하며, 눈을 조금만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것들 속에 있다.


계획적인 삶, 계획할 수 없는 행복


나는 생각한다. 만약 행복을 ‘빈틈없이’ 만들어갈 수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철저히 계획하고, 정리하며, 하루를 꽉 채워 살아간다. 그런 이들은 마음속에 항상 'T'자형 구조의 삶을 갖고 있다. 효율, 성과, 목표, 루틴.

행복조차도 그렇게 관리하고 설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한 사람들의 책상 위에는 향기 나는 디퓨저가 있고, 카렌다에는 ‘산책하기’와 ‘자기 돌봄’이라는 계획이 쓰여 있고, 냉장고에는 건강한 재료들이 가득하고, 마음에는 ‘긍정적 사고’라는 태그가 붙어 있다.

이런 장치들, 물론 중요하다. 행복은 어느 정도는 ‘준비된 삶’ 속에서 자라나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해서 행복이 반드시 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무 장치도, 계획도 없던 어느 날 오후, 문득 지나가는 바람에 마음이 놓이고,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에 눈이 멈추는 순간이 더 진짜 행복일 수 있다.


빈틈은, 틈이 아니라 문이다


‘빈틈없이 행복하다’는 말은 어쩌면 모순처럼 들릴지 모른다. 행복은 빈틈에서 피어나는 법인데, 우리는 왜 그 틈을 다 메우려 할까?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바꿔 말하고 싶다. 행복을 빈틈없이 ‘찾겠다’는 건, 오히려 더 열려 있는 마음이 되어보자는 이야기라고. 무언가를 ‘채우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비우는’ 것에서 오는 여백. 그 여백이 있어야 작은 기쁨, 조용한 위로, 따뜻한 기운이 들어올 수 있다.

오늘, 당신의 행복은 어디쯤인가요?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면서 종종 행복을 먼 곳에 있다고 착각한다. 언젠가 돈이 더 많아지면, 언젠가 더 예뻐지면, 언젠가 누군가가 나를 더 사랑해주면. 하지만 정작 행복은 그 모든 ‘언젠가’를 기다리지 않는다. 행복은 지금도 당신 옆에서 조용히 손을 흔들고 있다. 그 손을 볼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에 조금의 빈틈을 남겨두자. 그 빈틈은, 나약함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 그건 행복이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문이다. 오늘 하루, 그 문을 열어보자. 그리고 스며드는 작은 행복들을 하나씩, 조용히 받아들이자.


빈틈없이, 그러나 여유 있게, 행복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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