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사람과 함께 자라는 디자인 - 협업 속에서 발견
여러 기수를 지나오며 많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초기에는 솔직히 “이런 태도로 과연 취업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실력보다 자존심이 앞서거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낀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분명히 깨닫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교육자의 역할은 학생을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글은 특정 학생이나 기수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발견한 “디자인 회고의 구조”를 정리한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이 “내가 성장했는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템플릿이 되었으면 합니다.
학생들은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이 플로우가 맞나요?”, “디자인이 많이 부족한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더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 성장한 걸까요?”
그래서 회고의 첫 문장은 언제나 “제가 본 여러분의 성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 스스로 보지 못하는 변화를 외부 시각으로 확인해 주는 과정입니다. 그 변화는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리서치 방식이 깊어지고,
피그마 페이지가 ‘자료 더미’에서 ‘논리적 흐름’으로 정리되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팀 회의가 감정싸움이 아니라 문제 해결 중심으로 바뀌며,
같은 피드백이 반복되지 않고 점점 정교해지고,
“예쁘니까요”에서 “사용자는 이렇게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로 언어가 성숙해지는 변화.
학생들은 플로우 자체보다 “나의 성장”을 더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교육자가 짚어주는 성장의 증거는 생각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갖습니다. 기수마다 결은 달랐지만 성장의 흔적은 항상 존재했습니다.
회고의 다음 단계는 구체적 행동 중심 피드백입니다. 단순한 칭찬이나 “더 노력하세요”라는 추상적 조언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해야 합니다.
잘한 점(What went well)
문제정의가 명확했습니다.
인터뷰 질문이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정교해졌습니다.
화면의 톤&매너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했습니다.
아쉬운 점(What could be improved)
협업 과정에서 기록이 부족해 반복 안내가 필요했습니다.
“근거 없는 디자인 선택”이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기능 간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아 화면의 무게감이 균형을 잃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한 가지
근거 기반의 설계
디자인 우선순위 설정
경험상, 칭찬 6 : 개선점 4의 비율이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학생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지지하면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명확한 과제가 함께 주어져야 합니다.
기수별로 일관되게 관찰된 가장 큰 문제는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예쁘지만, 이유가 없는 UI.”
디자인은 결국 이유의 언어입니다. 어떤 화면을 어떻게 그렸느냐보다, 그 선택을 왜 했는지가 실력을 결정합니다. 회고에서는 다음 질문을 함께 나눕니다.
어떤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근거로 이 UI를 선택했는가?
왜 이 플로우가 사용자의 목표와 연결된다고 판단했는가?
이 디자인 결정을 동료와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비주얼보다 논리를 먼저 세운 학생은 시간이 갈수록 압도적으로 빠르게 성장합니다. 학생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디자인은, 다시 시작해야 할 디자인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점은 “내가 만든 화면”과 “사용자가 체감하는 여정”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회고에서는 다음 항목을 함께 검토합니다.
설계한 플로우와 실제 사용자 경험의 간극
헷갈릴 수 있는 라벨과 버튼 구조
정보 구조(IA)의 흔한 문제들 상·하위 개념이 뒤섞이거나 동일 레벨 정보의 위계가 무너지는 현상
화면이 예쁘지만, 사용자가 어디에서 막히는지 파악되지 않은 지점
결국 핵심은 다음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이 흐름은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가?”
화면의 완성도보다 경험의 자연스러움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때로는 결과물이 부족한 학생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명확한 학생은 다음 프로젝트에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합니다. 회고에서는 결과물보다 과정의 질을 함께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서치의 깊이
아이디어 발산–수렴 과정
와이어프레임 단계에서의 논리적 구성
디자인 시스템 구성 방식
피그마 페이지 정리
동료 피드백을 적용하는 태도
기수별 잘하는 학생은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은 하나였습니다.
결과물은 ‘현재 실력’을 보여주고, 과정은 ‘앞으로의 성장 속도’를 보여줍니다.
브런치 독자와 학생 모두에게 오래 남는 것은 결국 감정적 울림이 있는 단 한 줄입니다. 프로젝트 회고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감이 아니라 근거로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스로를 처음 믿어본 순간이었습니다.”
“팀과 개인의 균형을 함께 배운 여정이었습니다.”
짧지만 강한 문장이 학생에게는 오랫동안 남습니다.
학생들은 늘 묻습니다.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조언보다 단 한 가지 원칙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디자인은 디자인이 아니다.
사용자를 움직이는 것은 UI가 아니라 맥락이다.
디자인은 예쁨의 싸움이 아니라 ‘선택’의 싸움이다.
설명할 수 없는 화면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원칙 하나가 학생의 향후 커리어 전체를 지탱합니다.
학생들을 만났을 때 실망스러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이 태도로는 취업이 힘들 것 같다.”
“스스로 돌아보지 않으면서 결과만 원하고 있구나.”
그러나 회고를 반복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디자이너는 결과물이 아니라 태도로 결정됩니다. 성장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어디서든 성장합니다. 저의 많은 실패를 대신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경험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가진 순간, 이미 디자이너입니다.
회고는 더 이상 “점수를 매기는 시간”이 아닙니다. 학생이 스스로를 디자이너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통과의례에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디자이너입니다. 이제, 그에 걸맞은 선택과 태도를 쌓아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