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새로운 시작

by 나른한 뱃살


나의 첫번째 브런치북인

<고양이 발자국엔 소리가 없다 1>의

모든 글을 발행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찾아보니 마지막 글이 작년 7월 중순이다.

어느새 6개월이 지났다.


반년 쯤의 시간이

내게는 참으로 가마득한 시간이었다.

평생 나를 가장 사랑해주시던

어머니와의 이별은

나의 모든 시간이 흘러내려

저 어둠 속에서

가슴 터질듯한 응어리가 된 것 같았다.


시간을 잃어버리자

시작도 끝도 없어지고

시작과 끝이 사라진 모든 일들도

진공 속에서 갈 곳 없이 흐느적거렸다.

가끔은 우리 삶에

모퉁이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 모퉁이를 돌면

이전 곳을 접고

새로운 곳으로 펼칠 수 있으니


어떤 경우엔

내가 그런 모퉁이를 만들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엔

삶에서 그런 모퉁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어머니와의 이별이 그랬다.

저 아래로 패인 깊이가

절로 모퉁이를 세워주었다.

그리로 돌아서니

이제 이전과는 같을 수 없게 되었다.


불이 꺼진 방에

홀로 누워있기가 무섭고 힘들었다.

딸콩이가 찾아외

내 가슴팍으로 파고들며 갸르릉댄다.

오른발을 쭉 뻗어 내 얼굴을 만진다.

녀석을 안아보고 매만진다.

딸님이가 정신없이 뛰어올라와

내 머리맡 주변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쿵쿵한 똥꼬 냄새를 풍기며

제 몸을 이리저리 가누기도 한다.

녀석을 돌려앉히고 어루만져준다.

딸랑이는 조용히 새침하게

내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몸을 일으켜 녀석의 등과 미간을 쓰다듬어 준다.

녀석들은 나를 홀로 두지 않는다.


잃어버렸던 시간이

문득문득

내 일상의 지면 위로

한 방울씩 스며 올라온다.


애써 한방울 묻은 시간의 끝

한 옴큼을 붙들어본다.

손아귀에서 미끌어져 다시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내 생활 위로 잡혀오기도 한다.

갈 길 잃어 헤매던 일들도

그렇게 하나씩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온통 망가져 삐걱대던 것들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다.





나의 두번째 브런치북

<고양이 발자국엔 소리가 없다 2>가

새롭게 시작한다.


내 삶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사랑하는 것들을

지금

가장 사랑하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