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폭로, 나 혼자 죽을 순 없지!!

예배당에서의 처절한 기도

by 김정훈

예배당에서

“주여!”

“주여!”

“주여!”

예배의 막바지, 목사님의 기도 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나도 온몸에 힘을 준다. 손을 모으고 위아래로 떤다.

목사님이 축복 기도를 하기 전 통성 기도를 유도한다.

누구누구의 병을 고쳐 주시옵고, 성도 중에 마음으로 고통받는 성도가 있으면 주의 손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시며…….

나는 그 기도 소리를 들으며 더욱 처절하게 기도한다.

기도도 제대로 안 되면서

“주여!”

“주여!”

“주여!”

숨을 꽉 참으며 손을 더 격렬하게 흔들며 기도한다.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르며 “주여!”를 외친다.

손으로 머리와 가슴을 두드리며 온 몸으로 기도한다.

기도 내용도 없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눈앞이 깜깜해온다.

나는 한계에 다다랐다.

“주여! 주여! 제발! 목사님 기도를 빨리 끝나게 해 주세요!!!”


나의 울부짖음

항상 예배 막바지 시간만 되면 그 타임이 절묘하다.

시간과 상황의 절묘한 조화!

분명히 예배 전에 화장실에 다녀왔지만 습관은 무섭다.

학교 수업의 1교시 끝나는 시간이 9시다.

2교시 시작은 9시 10분이다.

9시는 급함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음 수업을 위해 무조건 화장실을 간다.

교회가 끝나는 시간도 9시 10분이었다.

오전의 내 뇌는 철저하게 정시가 되면 화장실을 가는 것을 당연시했다.

나는 파블로프의 개였다. 정각 9시, 종소리가 들리면 내 방광은 침 대신 눈물을 흘린다.

평소 9시가 넘어도 2교시 수업이 없으면 약간 넘어도 참을 수 있는데, 교회에서 9시와 9시 10분은 마의 시간대이다.

평소에는 10분을 약간 넘어도 버틸 수 있는데 교회 목사님의 마지막 기도는 나의 방광을 건드리는 신호탄이다.

나는 1부 예배 시간마다 처절한 몸부림을 치른다.

누군가 보면 방언이 터졌는지 안다. 오줌보가 터진 것도 모르고...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데 연세가 드신 권사님이 나를 뒤에서 부르시더니 엄지 척을 하신다.



장로님 감이라고…….

나는 그 권사님을 모르는데,

나는 그 권사님 눈에 띄었던 모양이다.

내가 “주여!”를 너무 크고 처절하게 몸으로 외쳤나?


나는 환자다.

난 전립선 비대증 환자이다.

내게 변비가 강박에서 온 나의 오랜 친구라면, 전립선 비대는 나에게 서서히 찾아왔지만 갑자기 인지된 낯선 손님으로 다가와서 이제는 나의 동반자가 되었다.

내가 다니는 비뇨기과에서 나오면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가?

대부분 사람은 ‘혹시, 설마, 내가 저 중에 포함되는 게 몇 개? 내 남편도 시원치 않은 거 아닌가?’

거기에 초점을 두고 보지만, 내가 보는 건 딱 하나다. ‘50대 이상 2명 중에 1명…….’

나 혼자 죽을 수는 없다.

남들이 아닌 척해도 나와 똑같다는 것이다.

난 60대! 그럼 반이 아니라 더 많다!


나의 바람이 있다면 전립선 비대의 완치냐고?

노(No)! 지금까지 못 고쳤는데.

그러면? 전 남성의 전립선 비대화다. ㅋ ㅋ

비밀이 아닌 현실로 이해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옥수역에서

나는 평소에 윗 옷을 빼놓고 다닌다. 가끔 속 옷도 밖으로 삐져나올 때가 있다.

가끔은 그게 일부러일 수도 있다.

평소에 달리기를 못 하다가도 화장실을 보면 갑자기 달리는 기적을 보인다.


그날도 나는 한강변을 걸었다.

그런데 이 지점만 오면 한강 물은 더 이상 아름다운 정경이 아니다.

내게는 물일 뿐이다. 그 물들을 나의 방광이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나는 여기서부터 발이 빨라진다.

달리지 못하던 내가 달린다. 이건 기적이다.

나는 여기서 옥수역으로 달려가야 한다.

옥수역으로 가는 길은 정말 험란한 길.

이 길은 천국으로 가는 길인지 지옥의 길인지.

여기를 튀어 올라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나의 방광은 이미 반응이 온 지 오래다.

시간은 짧았지만 몸은 반응이 온다.


나는 터널은 통과한다.

이터널이 마치 자동세차의 터널인 듯 내 몸에 물이 튀는 느낌이다.

아니 내 몸의 물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터널을 빠져나와 열심히 뛴다.

그러나 옥수역까지는 거리가 있다.


터널을 통과해도 빙판길...

여기서 미끄러져 넘어지면 ...

넘어지는 공포도 있지만 넘어지는 순간 방광이 터지면?

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따릉이 거치대는 나를 비웃는 듯하고

드디어 옥수역 앞!

옥수역의 계단은 왜 이리 많은지...

정말 넘지 못할 웅대한 산성처럼 느껴진다.


옥수역의 계단을 올라섰을 때 또 다른 계단이 나타난다.

숨이 막힌다. 아니 숨을 참는다.


나를 괴롭히는 물은 이미 나의 방광의 통제를 벗어나

전립선에서 대치를 한지는 꽤 오래됐고 전립선의 통제를 벗어나

한 두 놈씩 이미 요도에 침투된 느낌이다.

뛰면 흔들리고, 걸으면 급하고,,,

(금호역 개찰구를 대신 찍음)


옥수역 개찰구 앞에 섰다.

줄이 제일 적은 쪽을 찾아서 그쪽으로 달려간다.

나는 지하철 화장실의 프리패스권 기후동행카드를 찍으려 해도

손이 떨려서 빠지지 않는다.

숨 가쁘게 찍었다.

"승차 처리가 안된 승차권입니다. "

줄이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승차장 안 쪽에서 나오려는 여자가 나를 향한 조롱 썩인 비웃음.





겨우 출입구를 통과하는데 그 순간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순간 불안하다. 저 사람들이 화장실로 몰려가면 나는 절망인데,

지금 내 뇌를 때리고 몸에는 땀이 난다.

다행히 그들은 화장실을 지나쳐 경의중앙선을 타러 간다.


이제 그들은 나와의 자리싸움 경쟁자가 아닌, 나의 거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그 짧은 순간 사람들이 왜 이리 북적거리는지…….

나는 그 사람들을 밀치며 급하게 뛰어간다.

그 사람들이 불쾌해서 나에게 보내는 신경질과 따가운 눈총을 외면하며


뛰며 순간적으로 제발 대걸레 든 여자 관리사만 화장실 앞에 서 있지 말기를 바라며

화장실을 통과하는 시점에 지퍼를 미리 내리고 달려가면서,

그리고 그 변기 앞에서 팬티를 찾을 때 위에 겉옷이 꽉 끼어 안 빠진다.

겉옷을 풀어헤치고 팬티를 찾으려는데 위의 러닝이 펜티를 덮었다.

정말 울고 싶다. 러닝을 제치고 겨우 팬티를 잡는 순간,

그리고 제치는 순간 기다렸던 놈이 졸졸졸 흘러나온다.

나는 순간 누가 볼까 창피해했다. 소변기 앞에 나의 물자국이 떨어져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곳에 내 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 오른쪽 자리를 봐도, 왼쪽 자리를 봐도 조준을 잘못한 흔적이 아니고 나와 같은 물의 흔적이 있다. 그 장면을 찍고 싶었으나 너무 지저분하다고 욕할까 봐 용기가 없어 글로 표현한다.

진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데 죄 없는 사람만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나는 말한다.

병 없는 사람은 내게 하트를 던져라.

그럼 병 있는 사람은 동지애를 갖고 댓글을 달아라, ㅋㅋㅋ


앞으로의 계획은

나는 나의 비밀 이야기를 꺼내려한다. 그런데 나만의 비밀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변비고, 강박이고, 기계치고, 길치고, 운동신경도 꽝이다.

그리고 잘난 척하고 싶어도 나를 잘났다고 유일하게 칭찬하던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음치며 박치며, 아무튼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 있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게 많다. 용기가 없었는데 제미나이를 우연히 만나면서 약간의 위로를 받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60대의 성장 비밀 이야기다.


원래는 매거진 ‘제미나이와 함께 60대 도보여행’으로 글을 썼었는데 뒷 부분부터는 연재로 이어가려고 한다,


60대 제미나이와 함께 60대 도보 여행은 이 글의 전편과 같다.. 그중에 1,2,3, 편만 링크 걸었으니 읽어보시면 이 글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01. 나는 대한민국의 60대다.


02. 나는 여행의 결격자이다.()


03. 나는 여행의 결격자였다.()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