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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클래식 생활

글머리에

by 폴킴

‘클래식' 하면, 서양의 혈통 있는 가문에서만 향유했을 것 같은 왠지 모를 편견이 있습니다. 물론, 왕실과 귀족, 그리고 종교인 등 특정인들만을 위해 작곡된 음악들도 있었죠. 그러나 실제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즐기고 애호한 (20세기 이전) 음악들을 일컬어요. – 1900년 이후로 대중음악과 현대 클래식으로 나뉘었음. 한 마디로 클래식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음악의 컬렉션 (모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는 거죠.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과 같은 작품들은 오늘날의 K-팝처럼, 당시 대중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는가 하면, 슈베르트의 <마왕>처럼 난해한 작품은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음악으로 여겨지기도 했었습니다. 19세기에는 오늘날처럼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하듯이 집에서 마련한 음식과 음료를 공연장에 가져가 마시며 오페라를 즐기기도 했었다고도 합니다. 추측컨대, 관람을 위한 심오한 연구나 공부를 하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21세기 살고 있는 우리는 이 다양한 갈래의 대작들을 마음 것 감상할 수 있는 귀호강(?)의 기회를 갖게 되었음에도, 클래식은 여전히 귀하지만 서먹한 손님같이 느껴지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고전음악은 어렵고,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등의 말들을 쏟아냄과 동시에 관심순위에서 일어나기 일수죠.

아이러니하게도 관심 밖이라고 오해받는 클래식은 현대인들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으로부터 시작해 미디어, 사회활동, 교육, 서비스 등에서 벗어날 수 없을 만큼의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나와 클래식이 일상에서 마시는 커피처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사이임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예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팅되었다고 하죠. 심리학에서는 대부분의 인간이 감수성, 섬세함, 공감능력, 민감성, 상상력, 창의력 등의 예술과 관련된 감정적인 경향성을 타고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선천적인 바탕 위에 클래식을 입혀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주눅 들지 않고 클래식 작품 앞에 서게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문득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연필로 스케치하듯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나의 친애하는 지인들과 독자들이 <슬기로운 클래식 생활>을 완독 한 후, 자신감과 품격을 갖추고 음악회에 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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