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개가 한 마리 있다
아이가 매일 두 번 산책을 시키고 밥을 준다
가끔 인기척 소리에 짖기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야단을 친다
강아지 적에는 미운 짓을 많이 했는데
어느덧 두 해가 지났고
최근에는 아주 얌전해졌다
윗 집은 주말마다 어딘가에서 개를 여러 마리 데려온다
정확히 몇 마리인지 어떤 종인지는 모른다
성견인지 강아지인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윗집에 개들이 와 있을 때마다
그 집은 개판이 된다는 것이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개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깜빡 잊고 광견병 주사를 안 맞혔나?
윗집에는 왜 주말마다 개들을 데려올까?
그 개들은 주중에는 어디에서 개판을 치고 다닐까?
윗집에 개들이 와 있을 때마다 내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윗집 개들의 광란의 소리가 듣기 싫어서
몇 개 되지도 않는 옷가지로 세탁기를 돌린다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 보려 하면 악기에 분노가 실린다
따라 짖는 우리 집 개에게 야단을 친다
윗집에 주말마다 개들이 안 왔으면 좋겠다
정확히 몇 마리인지 어떤 종인지 모르겠지만
윗집에서 개판을 칠 때면 내 머릿속은 쑥대밭이 된다
내 맘 속은 활화산의 용암처럼 끓는다
윗집 개들을 밖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광견병 주사도 안 맞은 것들이 얼마나 위험할까?
귀마개를 하고 누워 가슴에 참을 인자를 수 없이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