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이사 온 지 이십오 개월 후

by 별똥꽃

어제는 소황제가 열 두 시간을 뛰어다니더니

그것도 모자라 윗집 쌍놈은 새벽부터 부산하다

대대로 손발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살아 그런가?

드르륵드르륵 바닥 긁는 소리

쿵쿵 안방과 베란다를 수차례 왔다 갔다 하는 소리

정체를 알 수 없는 온갖 소음

윗집도 분명 우리 집과 같은 구조일 텐데

들리는 소리만으로는 위에:

볼링장이 있나?

체육관인가?

클럽이 생겼나?

식당이 들어왔나?

수많은 착각이 들게 한다

제사를 자주 지낸다더니

왜 허구한 날 친척까지 모여 난리굿을 할까?

조상들이 무당이었나?

가구는 왜 자꾸 잡아끌까?

취미생활이 가구와 밀당하긴가?

애들은 왜 계속 뛰기만 할까?

걸을 줄을 아예 모르나?

목요일 아침

쌍것들이 집단 과잉행동장애를 보일

주말이 점점 두려워진다

개보다 못한 족속들

우리 집 개는 너거들보다 품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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