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가족 체험스쿨
우리가 자원봉사를 하러 온 게 맞아?
지난번 봉사를 한 후 또 일주일 이상 시간이 지났다. 이번 봉사 활동은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가족 체험 스쿨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집에서 지역 자원봉사센터는 700미터 거리에 있다고 하지만 정확한 장소를 알 수 없어 또 구글 지도를 보고 따라가야 했다. 걸어가면서 딸내미는 덥다고 짜증을 냈다. 택시를 타기에는 참 애매한 거리라서 걸어가면서도 아이가 지난번처럼 더위에 탈진할까 걱정스러웠다.
사회복지관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자원봉사센터를 겨우 찾아내고 센
안으로 들어갔더니 센터 직원의 아이들 셋이 먼저와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우리도 가족 이름이 적힌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이윽고 다른 가족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족들을 기다리다가 프로그램 시작 시간이 십 분 넘게 지난 후에 인사, 가족들 소개, 그리고 자원봉사 프로그램 소개 등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날의 하이라이트인 탄소 중립화를 위한 공기 정화 식물 심기를 했다. 실내에서 진행된 활동으로 일인 당 화분 한 개와 식물 한 개씩 나눠주고 화분에 식물 옮겨심기를 했다. 테이블에는 각 식물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식물 심는 방법이 담긴 책자가 있어다. 화분 밑에 큰 자갈을 깔고, 흙을 화분 높이의 삼분의 일가량 채운 다음 식물을 옮겨 심고, 흙을 더 덮은 다음에 마지막으로 색깔이 있는 작은 자갈을 맨 위에 올렸다. 방법은 간단했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동시에 같은 연장과 재료(특히 중간에 놓인 흙)를 쓰려고 하니 무질서했다.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비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팔을 뻗어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갔다. 그런 사태가 생길 거라는 것을 모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편했다. 그리고 왜 우리는 아직도 자라나는 세대에게 느긋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매너를 가르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번잡한 식물 옮겨심기가 끝이 나고 각자의 테이블 앞에 놓인 포장이 된 상자, 참고 책자, 볼펜, 생수 그리고 각자 만든 화분까지 모두 챙겨서 활동실을 나오니 이번에는 포장이 된 간식까지 가져가라고 주었다. 공고문에서는 식물을 만들어 독거노인에게 보낸다고 했었는데, 집에 가지고 가라고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아이는 선물을 가득 담아 일찍 집에 가니 이번 활동은 재미있고 할만했단다. 아이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되도록이면 많은 가정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니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원봉사센터를 알리고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가족끼리 서로 대화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어린아이들에게 자원봉사 및 환경보호에 관한 교육과 흥미 있는 활동을 연계시킴으로써 자원봉사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이의 피드백이 없었더라면 나는 우리가 자원봉사를 온 건지 아니면 센터에서 선물만 받아가는 건지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세대가 바뀌고 교육 방법이 나날이 바뀌듯,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나의 인식도 좀더 유동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꼭 누구를 위해 뭔가를 하기에 앞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먼저 기르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