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게일 1938.9.20 – 1994.5.25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릴 수도 있다.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에릭 게일스(Eric Gales)는 여전히 활동 중이다. 한 세대가 넘는 연령 차이로 요즘 음악 팬들에게는 에릭 게일(Eric Gale)이 오히려 더 낯설지도 모르겠다. 그 역시 기타리스트로서 1970년대 퓨전의 시대를 풍미했다. 동시대에 활약하던 조지 벤슨(George Benson) 등 여러 기타리스트에 비해 대중적 인기는 덜했지만 에릭만큼 다방면에 걸쳐 활약했던 인물도 드물다.
그에게는 스타일리스트라는 칭호 대신 웰메이드의 표본이라는 찬사가 더 어울린다. 그는 많은 뮤지션들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했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밥 제임스, 퀸시 존스, 사다오 와타나베(Sadao Watanabe) 등의 앨범 크레딧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로버타 프랙, 다이아나 로스, 애시포드 앤 심슨(Ashford & Simpson) 등의 가수들을 서포트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는 소울, 펑크와 재즈 퓨전의 시대에 가장 바쁜 기타리스트였을 것이다. 더욱이 연주밴드 스터프(Stuff)의 일원으로서 열정적인 재즈 펑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에릭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솔로 앨범이 여러 장 있다.
1975년 자메이카에서 피터 토시와 함께 작업하여 레게 기타 앨범의 고전으로 남은 ‘Negril’을 비롯해 80년대의 ‘Blue Horizon’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 이따금 블루지한 기타에 실린 동양적인 정서의 멜로디는 부인 마사코의 영향 탓일 것이다. 현재도 그의 레코드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