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12월 7일 흐림
JJ에게 편지를 다시 받게 되니 참 기쁘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말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좋은 뜻으로 해석되어 지는구나.
이젠 1년을 남겨놓고 가슴 점점 조여지고 있구나.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나이기에 더욱 걱정되는 구나.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자꾸 이렇게 하는구나.
이번 기말고사에서는 꼭 점수를 올리고야 말겠다.
내일도 시립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책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겠다.
그리고 너 JJ가 나에게 초라함을 보였다고 했지만
그것은 초라함이 아니라 아름다움 이었단다.
- 소녀와 진실 -
소녀와 진실. 그리고 회상.
난 진실이 무엇인질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을 한번 본적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을 나에게 보여준 것은 한 소녀랍니다.
아주 크고 동그란 눈을 가진 소녀 말입니다...
그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지우려 지우려고 하였지만
감추어지질 않았습니다.
두 손과 양 볼에 얼룩으로 남은 진실의 결정은 빛나고 말았습니다.
난 그 소녀만을 압니다. 그리고 그 소녀만을 알고 싶습니다.
그 소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런데...만약 그 소녀가 내 곁을 떠난다면
난 잡을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가두어 버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