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자격지심
감정적으로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해 극도로 예민한 상태와 몸마저 피곤함으로 지쳐있을 때, 평소와 다르게 반응합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성공 잣대에 패배자로서 비교대상이 되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폭주하게 됩니다. 찌질한 피해자 기분에 분노하며, 상대방에게 비수와 같은 날카로운 말들을 쏟아냅니다. 돌아서서 후회하고 사과하면서도 말이죠.
심리학과 교수이신 정태윤교수의 글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더군요.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정신적인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공부를 오래 하면 지치고, 상대방의 도발을 참고 참다가 나중에 폭발하는 것은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태의 사람들은 단편적이고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한다. 그들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자기가 보고 느끼는 대로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이때의 사람들은 지성이 없는 동물과 다를 바 없다.'(정태윤 교수_교수신문 기고글 중)
요즘은 '성숙'과 '수용'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헤봅니다.
예전엔 불같이 화를 내던 상황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나에게 낯설고 서글퍼집니다.
늙은 수컷 사자가 사냥할 힘을 잃으면 쫓겨나 혼자 쓸쓸히 죽어간다고 합니다. 동물의 사회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그렇다면, 내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성숙해진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의 상황을 인식해서 수용한 것이겠죠. 나이가 들어도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이 막말하는 상황은 스스로 아직 사냥할 힘이 많은 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힘이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