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대의 세차를 하면서 느낀 점

반백년 인생, 직장 생활

by Young in US

가족들이, 정확히 말하면 와이프와 아들이 장인 어른이 걱정되어 아들 녀석 봄방학 기간 동안 한국에 잠시 들어갔다.


부활절 휴일이 끼어 있어 간만에 3일 연휴를 혼자 보내는 나다.


나 혼자를 참 많이 돌아본 3일 연휴 아니었나 싶다.


대표적으로, 어찌 남자 혼자 사는 집이 이렇게 깨끗할까? 이건 군대서 얻은 습관일까, 아니면 천성일까?

빨래, 설겆이, 쌓이는 걸 못 본다.

그 와중에 압권은 세차다.


실내 세차가 눈에 보이면 도전이라도 했으련만, 일단 잘 보이지 않으니, 비쌀까봐 찾아보지도 않고, 간만에 날이 풀린걸 기념하여 세차를 해 볼까 한다.


내가 있는 곳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다보니 길에 염화칼슘을 거의 도포하는 수준이고, 그러다 보니 겨울에는 수시로 세차를 해야 한다. 차의 외관을 그렇게 자동 세차로 되는데 문제는 실내다. 겨울 초입만 되면 곧바로 차 실내 발판은 허옇게 염화칼슘은 도포되고 만다. 처음에는 좀 닦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게 어지간히 닦아선 티가 안나니 겨울 내내 아주 묵을데로 묵어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먼저 내 차를 했다.


먼저 겨우내 동파에 무서워 잠궈 두었던 뒷마당 수도꼭지를 통수시키고, 발판을 모두 꺼낸후 고무장갑을 끼고 솔질을 시작한다. 와~ 이제 25도 넘었는데 땀이 비오듯 흐른다. 간만에 하는거라 팔이 아플 정도로(이 정도로 근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일 것이다.) 열심히 문지른다. 문지르다 보면 오히려 더 깨끗이 하고 싶어진다, 이제 더 이상은 눈이 안 오고, 다음 겨울까진 괜찮겠지 하면서 말이다.


한시간의 여의 사투끝에 발판을 깨끗이 씻어 낸다. 너무 기분이 좋다. 양지 바른 그늘에 한시간 정도 마르니 잘 마른다.


이번엔 실내 청소다. 발판을 떼어내니 발판 위에 있더니 돌, 흙등이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다. 세차장에 가서 실외 세차를 하곤, 실내 세차를 땀 흘려 가며 또 한다. 이것도 거의 한 시간이다.

여튼 다 하고 나니 너무 기분이 좋다.


집에 와서 떡 실신을 하고, 한국에 가 계신 마님께 사랑 받기 위해 마님차도 같은 방식으로 또 한다.


정기 세차권이 없는 마님차는 더 힘들다. 하필 또 올해 들어 가장 더운날이었다. 깜빡하고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샤워를 부르는 정도의 땀이 한바가지다.


두대의 세차를, 간만의 손세차를 하며, 김부장 이야기가 생각났다.


난 항상 혹시 회사에서 드러운 꼴(?)을 당하더라도 몸 쓰는 일을 해서라도 가족들을 먹여 살릴거라는 말을 우리 가족들에게 종종 해 왔다. 결과적으로 김부장 처럼 말이다.


그래, 이번에 세차를 하면서 느꼈다.


어쩌면, 내 적성에 맞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사실은 몸 쓰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