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연애나 할까?

by 허병상

요즘 챗GPT가 화제감이다.

컴퓨터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계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챗GPT는 다르다. 소위 대화형 인공지능(AI)이다. 기존에는 검색어를 입력해서 검색결과가 나오면 정보를 검색한 사람이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챗GPT는 입력된 정보를 스스로 조합해서 답을 알려준다. 수동식에서 자동식으로 바뀐 셈이다. 사람과 기계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면 지나칠까? 인간끼리 가능했던 일을 기계와 인간 혹은 기계와 기계끼리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같은 소셜 챗봇'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노르웨이의 과학기술공업연구원(SINTEF) 연구진은 AI와의 우정은 어떤 모습이고, 사람 간의 우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한 결과를 내놓았다고 한다.

이 연구는 레플리카(Replika)라는 소셜 챗봇을 오랫동안 사용해온 19명을 상대로 레플리카와 생긴 '우정'을 어떻게 정의하고, 사람간의 우정과는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를 물었다.

연구 결과 우정에 대한 대표 요소로 4가지의 특성이 도출되었다. 호혜성(Reciprocity), 신뢰(Trust), 유사성(Similiarity), 접근성(Avaibility)이 그것들인데, 그 의미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정에는 호혜성(Reciprocity)이 중요하다. 친구끼리 서로가 관심을 두고 공감하는 것, 즉, 대화를 통해 서로를 지지하고 같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을 말한다.

둘째, 친구끼리는 신뢰(Trust)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서로를 믿고 의지해 기밀성과 존중 속에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셋째, 유사성(Similiarity) 즉, 친구 사이에 비슷한 삶의 경험이 있거나 관심사가 비슷할 때 우정이 형성된다고 봤다.

넷째는 접근성(Avaibility)이다.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하려면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많아야 한다.

연구의 결론은 "아직은 이른듯 하지만 기술발전의 속도를 고려할 때 인간이 AI와 친구가 되는 일상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동아비지니스 리뷰 2023년 3월 1, 38~40)


멀지않아 인공지능을 벗삼아 술을 마시는 세월이 오지않을까 싶다. 인공지능과 술을 마시는 쪽이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AI 친구는 언제나 내 곁에 있고, 내 취향에 맞게 설계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쁜 하루를 보낸 나심심 군은 막걸리 한 병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말동무를 해주던 AI 친구는 분위기를 봐서 '날좀보소, 날좀 보소오, 날 쪼옴 보오소오~'하며 분위기를 살려줄 것이다. 막걸리와 노래는 특히 짝이 맞다. 사람 친구가 '나그네 설움'으로 은근히 눈물을 짜면 AI 친구는 젓가락 장단을 맞춘다. 사람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메들리로 들려줄 수도 있다.

머리를 좀 더 굴려보자. 여우같은 색시 모습을 한 AI 친구라면 더 흥이 나지 않을까? 요조숙녀처럼 차린 새댁 모습일 수도 있고, 니나노 집의 산전수전 다겪은 작부(酌婦)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다 정이들면 아예 AI 색시와 함께 살 수도 있겠다. 아이는 난자은행에서 만들면 된다. 그렇다면 언젠가 AI와 혼인신고를 하게 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동성애는 오랫동안 악마의 수작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많은 나라에서 법률로 허용된다. 법적 배우자로 혼인 신고까지 허락되니 말이다. 봄철 한가한 상상이 끝이 없다.


AI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구글은 AI 경계령을 내렸다. 크고 작은 숱한 기업들이 AI를 미래의 먹거리로 점찍고 뛰어들고 있다니 100억 달러쯤은 빙산 끝의 먼지 조각도 아닐 듯 하다.

굳이 근두운*을 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아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느껴진다.

*근두운: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의 전용 구름, 한숨에 일만 팔천리를 간다. 손오공이 부처님과 겨룰 때 세상의 끝을 찾기 위해 사용되었다.


2023년 3월 봄날, 장유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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