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저자 김형석 교수 특강
기자와 정무비서, 직업적으로 공통점이 있다면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점이다. 전자의 경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는 몇몇을 제외하곤 목적의식(이를테면 취재)을 갖고 적당한 거리와 긴장감을 유지한 채 대화를 나누지만, 오히려 지금은 예전보다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게 많이 편해졌다. 뾰족하고 날 선 나를 내려놓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니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진면목을 발견하곤 한다. 뭐 예나 지금이나 관찰자적 시점에서 그냥 빨리 스쳐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인간들도 있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알아가는 건 여전히 새롭고 흥미롭다.
오늘은 교육감님 수행 차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온새미로 발기인대회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김형석 교수님 특강을 듣게 됐다.
돌이켜보면 작은 하나의 해답이
있을 뿐이다.
모두가 그렇게 행복해지는 대한민국이 나의 남은 소원이 되었다.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을 감명 깊게 읽고 교수님이 건강하실 때 꼭 뵙고 싶었는데 교육감님과 함께 계신 사진도 찍을 겸(존경의 사심이 들어감^^) 용기 내서 가까이 가 직접 실물을 뵈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내용 전달력, 어르신께는 송구하지만 귀여우신 외모와 간간이 이어지는 유머, 106세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김교수님께서는 동서남북과 세대, 지역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우리나라 작금의 시대상을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특강 전 윤건영 교육감과 잠시 나눈 대화에선 교육은 백 리 길이라며 교학상장의 정신을 강조하셨다.
앞으로 무슨 꿈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희망은 20~30대나 희망이지. 일 년만 더 잘 살면 되지. 내가 100년간 해온 일이 여러분을 통해서 훌륭한 대한민국이 되는 게 내 꿈이지"
라고 답했다는 김 교수님.
객석에선 누가 먼 저랄 거 없이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내 인생은 연세대학교 교수직을 내려놓고 60세부터 진짜 삶이 펼쳐졌어요. 60~80세까지 내 인생에 나는 없었어요. 사회를 위해 이웃을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걸 했어요. 용기 내세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가슴이 찡했다. 객석을 둘러보니 적게는 50대에서 많게는 80대까지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공간은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신 분들의 공기로 가득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