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013. 11. 2.에 ‘톰 크루즈의 키 굴욕’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블로그에 게재된 포스팅입니다. 잘생남의 대명사, 그리고 연기력도 최고인 헐리우드의 슈퍼스타 톰 크루즈에게 유일하게 크리티컬한 면이 키입니다. 이 동영상은 그의 전 부인 니콜 키드먼과 공동 주연으로 열연한 ‘아이즈 와이드 셧’의 일부분입니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거장 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으로도 유명합니다. 큐브릭 감독은 톰 크루즈의 대선배입니다. 자유분방한 헐리우드라도 선·후배 위계질서는 존재합니다. 그래서 톰 크루즈의 작은 키가 두드러지는 이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톰 크루즈 본인이 제작했거나 시나리오 작업에 관여했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키 굴욕’ 장면입니다.
https://blog.naver.com/kirbypuckett/50182388833?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그렇습니다. 헐리우드에서도 남자 주연급배우에게는 키가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헐리우드의 영화문법은 남자 주연배우는 잘 생기고도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연 여배우보다 키가 작다면 영화문법이 흐트러지고 모양새도 망가집니다. ‘레드 소냐’에서 열연했던 브리짓 닐슨이 장신 때문에 그 이후에는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 패션쇼에서 고 앙드레 김으로부터 ‘완벽한 몸매’로 칭송을 받았던 80년대 책받침 스타 브룩 쉴즈가 헐리우드에서 캐스팅이 번번히 무산된 이유가 상대 남배우가 기피했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에서 브룩 쉴즈보다 작게 나오면 그 자체가 남배우에게는 굴욕이기 때문입니다.
헐리우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국내 남배우들 중에서 상대역의 여배우보다 키가 작으면 교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슈퍼모델대회에서 입상한 슈퍼모델 김소연이 있었습니다. 배우 김소연과 동명이인인데, 우월한 미모에도 불구하고 장신이라는 점 때문에 상대역의 남배우가 기피를 하여 번번이 캐스팅에서 물을 먹고 연예계를 떠났습니다. 160센티가 채 되지 않는 송혜교 등 단신 여배우가 승승장구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단신 여배우는 성공할 수는 있어도 장신 여배우는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이 연예인의 길입니다. 오로지 성공한다면 모델의 영역에 한정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톱모델은 배우나 가수보다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UBfXsE2uDQ
그래서인지 얼마 전에 식당 직원으로 변신한 이기용의 운명에 눈길이 갔습니다. 한때 이기용은 ‘빨간 모자 아가씨’로 각종 CF에서 맹활약을 했습니다. 지금은 존재감이 사라진 연예기획사 사이더스XQ에 소속된 톱모델이자 배우이기도 했습니다. 이기용이 맹활약하던 시절에 저는 이기용이 ‘장신 여배우의 굴욕’이라는 굴레를 진정 깰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국적인 미모와 더불어 팔등신 미녀는 시원한 감이 있지만, 상대 남배우들이 이기용을 선택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저는 남배우들이 톰 크루즈의 전례처럼 거부할 것으로 봤습니다. 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자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자신의 외모를 팬에게 어필하는 광장이기도 합니다. 팬들의 뇌리에는 대사는 물론 미쟁센이 그린 영상도 남기는 법입니다. 그런데 화면에서 여배우보다 작은 남배우는, 비록 의도한 것이 아니라도, 뭔가 초라하고 찌질하게 보이는 장면을 연출하게 됩니다. 팬들로부터 조롱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은 팬들은 언제나 우호적인 것은 아닙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병헌이 괜히 ‘키높이구두’를 신는 것이 아닙니다. 이기용의 용감한 생활전선에 응원을 합니다. 그러나 이기용도 ‘장신 여배우의 키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여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