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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Dec 18. 2021

졸린 교수님의 강의에도 배울 것이 있다고?

대학교 2 학년 때 나이 많은 노교수의 국어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목소리 톤이 축 처지고, 말씀이 느리고, 이야기 전달 방식도 지루해서 첫 5분을 듣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어버리는 졸린 강의 시간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교수님의 수업 방식을 원망하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는 초롱 초롱한 눈 빛으로  강의를 듣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너는 교수님 강의 지루하고 졸리지도 않아?"


"당연히 졸리지"


"그런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졸리지도 않아?"


"나도 당연히 졸린데,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 배울 건 있단 말이야,

 

첫 번째는,

 아무리 강의가 졸린 교수님이라도 소위 교수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잖아,

 우리 같이 젊은 나이에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나기는 어렵잖아,

 성공한 사람들의 말을 배우고 따라 하면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두 번째는,  

 교수님들 중에는 강의가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가는 교수님도 있으시지만,

 이렇게 재미없게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방법과,

 지루하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발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친구는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집중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의 강의 모습을 통해 성공 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루한 교수의 강의에 대해 졸리고 배울 것이 없다며 시간 낭비하고 있다며 불평하는 사람과

지루한 교수의 강의에 대해서도 반면교사 삼아 배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과연 어느 쪽이 바람직한 방식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친구의 행동이 제가 삶을 살아가는데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호의로운 상황보다는 호의롭지 않은 운명의 장난들이 많이 펼쳐진다고 생각합니다.

호의롭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불평을 하면 할수록, 불평을 추구하고자 하는 습관과 사고방식을 갖게 되고, 

더 많은 불평들이 스노볼처럼 부풀려져서 마음 한 켠을 차지하며 인생을 억누르게 됩니다.

결국 전진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어 버리게 되어 삶이 무기력해지고 불행해집니다.


반면에 호의롭지 않은 상황에서 조차 배울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삶이 행복하고 열정이 넘치게 됩니다. 삶의 행복과 열정은 사회적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하며

또한 사회적 성공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인생 자체가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회사에서 만나게 될 상사들 동료들, 버거운 일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와 동료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생각하고,

문제 점들을 해결하면서 개인의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앉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계속 상기시키기보다

서서 가면서 다리에 힘을 주고 운동을 하면서 다리에 근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미세 먼지에 숨쉬기 불편해서 중국 사람들이나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욕하기보다

내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과 배우려는 태도로 바라보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저는 삶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역효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어두운 면도 볼 수 있어야 위기에 대비할 수 있고 심한 고통이 올 때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우려고 하는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역효과가 없으며 유익한 결과만 가져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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