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인간은 절대 절대 변하지 않는다.

by Kobe

월요일 간신히 지각을 면하고 회사에 도착하고, 한숨을 돌리고 나니 곧바로 아침 회의가 시작된다. 직장 생활 15년 차가 되지만 여전히 월요일 아침회의는 육중한 스모선수가 나를 향해 돌진하는 것처럼 겁이 나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리막을 내려갈 때의 긴장감이 맴돈다.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 ㅁㅊ놈, 너만 없으면 정말 좋은 아침인데...)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다니고 기도를 하며 뜨겁게 찬양을 하지만, 월요일부터 상사를 보면, 어제 받았던 모든 은혜가 사라진다. 눈앞에 보이는 공감능력 없는 똥 씹은 얼굴을 하는 상사에게 불경스러운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나도 모르게 생성된다.


"지난주 업무 보고 하세요."


"지난주에는 A라는 고객사에서 제품 구입 문의가 왔습니다. 제품 가격이 비싸서 가격을 네고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대응하면 안 되지... 아직도 그렇게 밖에 대응을 못해?"


(ㅁㅊ놈)


보고를 하면서 상세 내용을 뒤에 보고할 참이었는데, 중간에 보고를 끊고 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궁금증을 즉흥적으로 날카롭게 물어보며 내 눈을 쏘아본다.


(당신은 왜 바뀌지 않니? 너 정말 나이 50 넘은 거 맞아?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인격이 닦이고 말투가 부드러워진다던데, 당신은 옛날 그대로구나..)


내 머릿속에서는 상사를 향한 안타까운 생각과 한심하다는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건, 나이 든 못된 상사들은, 전두엽이 노화되어 이성적 능력이 저하되고, 감정을 조절하는 번연계가 노화되어 성격이 조급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상사들은 자신들의 궁금중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속이 시원해지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질문 공세만 이어간다. 그리고 상대가 말이 막히면, 지도를 해줘야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존재감을 뿜뿜 드러내며, 상대도 알고 있는 일반 지식이 마치 자신의 특급 노하우인양 의기양양하게 설명을 해댄다.


가관인 것은 이런 상사들이 부하 직원에게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이 있다.


"자네는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해."


자신의 한 말과 모순되는 행동을 밥먹듯이 하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나는 60이 다 되어 가는 머저리 상사에게 속으로 한 마디를 날린다.


(너나 잘하세요!)


직장 생활에 잔 뼈가 굵은 나는 내 보고에 리듬을 끊어 버린 머저리 상사에게 곧바로 호되게 반박을 하려다가, 주위에 나를 보는 눈들을 생각하며 내가 윈(Win)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입술을 연다.


"OO님, 그 부분 보고문 아래 적어 놓았어요. 다음 문장에 제가 대응한 방법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조급해하시는 거 같아서 지금 말씀을 드릴게요."


"아니, 그런 건 처음부터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상사의 말이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보고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상대와 대립을 할 때, 옳고 그름은 흰색과 검은색처럼 구분이 불가능하다. 서로의 방식이나 원칙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팀장이나 상사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하며,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못난 상사들은 어찌 된 일인지 나이를 들어가면서 자신이 능력이 있어서 여전히 직장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아랫 사람을 지도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당근과 채찍질 방식으로만 아랫 사람을 다룬다. 이런 못난 상사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상사처럼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반면교사를 삼기도 한다.


가끔은 나도 욱하는 성격에 상대의 말 중간에 허를 찌르려는 성향이 꿈틀거리지만, 내 감정은 이성에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있기 때문에, 그리고 과거에 실수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내 감정을 추스른다.


상대가 서두 부분을 장황하게 이야기할 때는 속으로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나무라거나 질책해서는 안된 다는 것이 내가 배운 직장 생활의 팁이다. 대신에 상대가 결론을 말할 수 있도록 상대를 유도하거나 공손하게 의사를 표현한다. 이런 게 상사로써의 능력 아닐까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일부 상사들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자신의 힘을 상대를 억누르는데 이용해 버리고 점점 시간이 가고 지위가 올라가면서 똥고집의 늪에 빠져버린다.


인간은 학습을 하고 배우면서 진화를 한다고 배워왔는데, 나의 상사는 10년이나 지금이나 때를 쓰는 3~4살 어린애 같다.


어느 날 왜 이 사람은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고민을 해봤다. 그 이유는 1차 방정식 처럼 간단하다.


이 사람은 미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어느 조직, 집단에나 이런 미친 인간 있다.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도 나이 어린 미친 인간이 있었고, 협력업체에도 젊은 미친 인간이 있었다. 미친 인간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행여나 이런 미친 인간들이 갑자기 태도가 변했다고 해서 긴장을 푼다면 필히 조심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태도 변환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길들이기 위한 당근질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좋다' 하고 당근을 받아 먹는 순간 뒤통수를 맞는 것은 시간문제이니 제발 미친개의 당근에, 좋아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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