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장애인 카드가 있으면
전철을 이용하는 게 무료라는 건 알았지만
그 카드를 자세히는 몰랐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로 끝났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은이는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복지카드를 재발급 하자고 했다.
행정복지센터에 같이 가게 되었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한 정보를 듣고 와
조금씩 준비를 했다.
필요하다는 신한은행 통장이 없기에
새롭게 만들었고
신청 서류와 함께 다시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제출했다.
3~4주 되었을까?
집으로 등기가 와 받아보니 새 복지카드였다.
앞면은 신한카드, 뒷면은 복지카드로 말이지.
기존에 먼저 쓰던 카드는 반납하고
새로 만든 것으로 활용할 생각에 설렌다.
나는 문화행사를 자주 여는
김유정 역을 가보고 싶었다.
작가님들만 가는 행사인 줄 알고 부러워 했는데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기뻤다.
거기를 가기 위해 춘천역을 향했고
거기서 표 없이 내가 먼저
복지카드를 찍고, 보호자 주은이가 찍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두 정류장 뒤인 김유정역을 갔다.
짧은 거리가 이렇게 기분을 들뜨게 하다니
그런 내가 참 우스웠다.
김유정 역 도착하니
겨울 나라로 온 듯 거친 바람이 불어
내가 혹시 속초에 온 건가 착각이 들기까지 했다.
우리 모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사진도 담고
목적지였던 봄촌이라는 카페에 들려
주은이는 아메리카노,
나는 몸에 좋을 것 같은 쌍화차를 마시며
각자의 공부를 했다.
나는 학교 강의를 듣고
주은이는 자격증 시험공부.
어쩌다 보니 모녀는 나이를 뛰어넘는 공부 벌레였다.
날씨가 따스했다면 주위를 더 구경할 건데
이것으로 오늘 추억 쌓기는 철수.
다시 춘천역으로 돌아오려고
우리는 전철을 탔다.
이번에도 내가 먼저 찍고, 그다음 주은이가 찍고.
짧은 모녀의 여행이었지만 큰 보람을 안을 수 있었다.
또 새로 만든 복지카드는
당사자 외 보호자 한 명까지 무료니 좋았다.
복지가 점점 좋아지는 현실에 감사와
다음 여행을 꿈꾸는 철없는 소녀가 되었다.
집에 돌아오니 피곤했지만,
행복한 순간들이 다시 사진처럼 느껴진다.
이제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주은이가 마트 알바를 가기 때문이다.
혹 엄마로 인해 피곤함이 컸을까 되는 걱정 속에
주은이는 괜찮다고 말해준다.
저녁을 같이 먹고 주은이 출근하고
혼자 남은 시간은 학교 공부와
다니엘 기도회를 보며
따라 부르는 찬송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다음엔 어디가 가고 싶은지 생각해 보려 해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