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하치의 자본국방과 빛 좋은 개살구 K국방
남의 나라 국방강화 도우미는 필요없다.
돈이 권력을 만든다. 청 태조 누르하치가 닥공의 달인이지만 뛰어난 상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상업으로 번 돈으로 막강한 팔기군을 키울 수 있었다.
원래 여진은 漢족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여진 1만명이 뭉치면 한족은 노예로 전락했다. 12세기 아골타의 금나라가 그랬고, 17세기 누르하치의 청이 그랬다. 여진은 뛰어난 기마 전투력을 가졌기에 한족은 항상 분열책으로 대응했다.
여진은 수렵과 약탈에 의존하던 다른 북방유목부족과 달리 상업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다. 진주,인삼, 초피(담비 가죽)등으로 부를 축적했다. 특히 백두산 주변에 거주하던 여진족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이용해 명과 조선, 북방의 다른 여진족 간의 중계무역을 주도했다. 누르하치는 영리했다. 초강대국 명의 의심을 피하고자 겉으로는 절대 복종, 속으로는 칼을 갈았다. 축적된 富가 건국의 기반이 됐다.
기회를 엿보던 누르하치에게 뜻밖의 조력자가 나타났다, 바로 조선의 무능 군주 선조다. 선조의 부실 안보과 당파 싸움 놀이로 조일 7년전쟁이 터졌다. 명의 감시가 소홀해졌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 누루하치는 부족통합에 주력헀다. 조일전쟁이 끝나자 명은 국력이 급속도로 약해졌고, 설상가상으로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조선도 전후처리에 급급해 여진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누르하치는 결단을 내렸다. 통일 전쟁 간 막강한 전투력을 키운 팔기군을 앞세워 1616년 흥경에서 후금을 건국했다. 놀란 명은 사르후전투에서 승부를 걸었으나 패전했다. 이 패전으로 명은 사실상 망국의 길에 들어섰다. 누르하치는 명의 멸망을 보진 못했지만 그가 건국한 후금은 청나라로 이어졌다.
청을 건국한 아들 홍타이지는 부황 누르하치의 못 다 이룬 명정복을 위해 홍이포를 대량 생산한다. 원래 홍이포는 포르투칼 상인들이 판 서양식 대포로 명이 수차례 개량한 최강의 화력이었다. 누르하치도 사르후 전투 이후 승승장구하다가 영원성 전투에서 명의 홍이포에 생애 최초의 패배를 맛봤다.
홍타이지는 모든 경제력을 쏟아 갖은 방법으로 홍이포를 구입하고 대량생산에 나섰고, 이를 바탕으로 몽골 정벌에 성공했다. 조선도 병자호란 때 홍이포에 굴복했다. 선조 판박이 무능 군주 인조와 주전파는 홍이포 몇 방에 혼비백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가 엄정한 막강 전투력 팔기군이 홍이포로 무장했으니 말 그대로 천하무적이었다.
여진이 단순히 팔기군으로 중원이 패자가 됐다는 인식은 역사의 무지다. 누르하치의 건국 배경에는 富의 축적이 있다. 누르하치는 돈을 효율적으로 쓸 줄 알았고, 이를 최강의 전투부대 팔기군을 키우는 데 썼다. 돈이 있어야 군대를 만들고,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
K방산이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이 됐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자주국방의지가 결합된 결과다. 현재 우리 군은 미군이 남긴 M1소총과 M3 105mm 경곡사포로 6.25 개전 초기 북괴군에 의해 압도당하던 그때의 국군이 아니다. K2전차와 K9자주포는 세계 방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랑스럽다.
하지만 한국의 팔기군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매년 초급간부 수천명이 열악한 처우에 전역지원서를 쓴다. 정치권이 청년표를 얻고자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하니 초급간부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됐다. 처우는 비슷한데 과중한 업무와 책임만 잔뜩 주어진다. 훈련 시 간부부족으로 부대 간 돌려막기가 상식이 됐고, 각종 민원 제기로 징계가 다반사라니 누가 군에 남고 싶겠는가?
장기복무를 포기하겠다는 위관 장교 아들을 차마 만류하지 못했다는 예비역 대령의 이야기가 한국군 현실이다.
또한 병영 내에 마약과 온라인 불법도박이 침투하고 있다고 한다. 무기는 첨단인데, 전투원은 무력화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실례로 IT 첨단기술로 박격포마저 관측 즉시 사거리와 각도가 전송되고 자동으로 발사된다고 한다. 근데 만약 전자통신 마비로 재래식 방법으로 포사격을 해야 할 경우, 우발계획이 있는지 매우 우려된다.
국방은 무기가 좋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국민당군과 남비엣남군도 미군의 첨단무기로 무장했지만, 게릴라인 팔로군과 베트콩에 의해 각각 궤멸됐다.
K방산도 팔기군 같은 전투원이 있어야 빛나는 법이다. 남의 나라 국방강화 도우미는 빛 좋은 개살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