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에 AI보다 일 잘하는 방법
서문
서점에 가 보면 “○○력”이라는 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기획력, 실행력, 판단력, 창조력 등 다양하기도 하고 또 많다. 마찬가지로 자기 경영, 영업, 마케팅, 의사소통 등에 관한 책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의 공통점은, 주제로 다룬 역량과, 주제로 다루지 않는 역량 간의 상호 관련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단 한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다른 역량에 대한 언급도 필요 없고, 또 집필자 자신이 개의치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업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해보면 알 것이다. 하나의 역량으로 다 대응할 수 없음을. 낮 동안 일하면서 겪었던 부족함에 아쉬움이 남아 더 파고 들어가 보고 싶다. 그래서 서점에 가 보면 유사한 책들이 너무 많아 선택이 어렵다.
또 경력이 붙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학습을 위해 몇 권의 책을 사모아 읽어봐도 뭔가 빠진듯하다. 아직 익혀야 할 것도 많고, 주제들의 관계를 더 알고 싶다. 무엇부터 익혀야 좋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공부하고 있는 역량들이 보석이라면 꿰매어 목걸이로 만들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제대로 몸에 익힐 수 없다.
예를 들어, “기획력”이라는 내용의 책을 읽다 보면 그 내용이 어느새 “예측력”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또는 “계획력”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선견력”이라는 책도“예측력”에 대하여 나열하다가 “판단력”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어 읽을수록 상호관계를 알기 어렵다. 이런 일이 잦을수록 머릿속에 잘 안 그려지고, 이해도 어렵다. 기억하기 좋은 대칭화, 블록화, 순서화라는 틀이 깨져 빨리 잊어버리게 된다. 당연히 일에도 적용할 수 없고, 곧 잊어버리고 만다. 경력은 자꾸 쌓여만 가는데 부끄러운 선배가 될까 초조하고 마음이 급해진다.
우선 일에 필요한 역량들의 정리가 필요하다. 그래야 상황마다 끄집어내어 쓸 수 있다. 역량들 전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몸으로 익히는 공부의 시작이다. 업무의 출발이다. 유사시 몸에서 저절로 나와야 한다.
지적으로 일할 때다. 인공지능이 나타나 AI 형태로 우리의 일터로 치고 들어오고 있다. 이들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개인사업은 물론 스텝으로 일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인공지능보다 현명하게 일하는 기법을 찾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인공지능보다 일을 잘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빈틈없이 생각하고, 선배들과 동료들의 output을 목적에 맞게 제때 응용하는 것이다. 책 찾아보고 컴퓨터 파일 열어볼 시간이 없다. 몸으로 익힌 역량들을 활용하여 현장에서 일을 척척 처리하는 것뿐이다. 달리 기준이 있을 수 없다. 책을 구성할 때,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도달점에 이를 수 있도록 편집에 신경을 기울였다. 학습체험을 성과의 형태로 구현하는 일이 가능하도록 편집했다. 기예(역량, 스킬-skill)라고 이름한 것부터 반복훈련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공장 부문과 판매 부문에서 스텝으로 일하면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일할 때 요긴하게 사용했던 단편적인 지식을 모아 구성하고 책으로 엮으려니 쉽지 않다. 문제 감지, 창조 개선, 결단 실행, 조정 설득, 개성에 의한 리더십의 주제를 통합하여 펼치는 것이 무모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파고 들어가 보니 끝이 없다. 그러나 구구단이 산수의 셈본이듯, 일의 셈본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편집에 임했다. 또 경험하기로는 분명 이러한 역량들이 따로 기능하지는 않았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막 입사하여 스텝으로 일할 때도 그랬고, 차츰 경력이 붙어 팀을 이끌 때도 특정 기능만 요구되던 것은 아니었다. 회사나 팀을 대표하여 외부로 나가 고객을 응대할 때도 그랬다. 다양한 역량들을 현장에 맞춰 동시에 펼쳐내야 했다.
책에는 여러분이 일을 잘 처리하기 위한 도구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를 뿜어낼 태도의 원칙과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 효과적인 생각 관리, 창의적인 문제 해결, 조정과 설득, 영향력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단계별 일의 여러 측면을 탐구할 것이다.
일은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성취와 만족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일의 세계는 간단하지 않다. 경쟁이 치열하고 변화가 빠르며, 예기치 않은 도전과 고난이 계속된다.
사례와 스토리를 풍부하게 섞어넣었는데 통찰력을 제공한다. 성공은 개인적인 여정이다. 단순한 해답을 찾는다기보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도구로 책을 활용하길 바란다. 여기서 다루는 주제들이 여러분 일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찾아가는 데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기를 바란다. 일에서 성공하는 법을 익히기는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제가 준비한 내용이 여러분의 일과 삶에서 성취를 안겨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함께 성취를 맛보고 싶다.
입사 후 공장에서 맡은 분야는 23만 평 부지에 들어선 크고 작은 화학공장 장치류를 유지 보수하는 업무였다. 어떤 설비는 작은 아파트보다 크고, 어떤 설비는 규모는 작아도 초고온, 초고압 설비였다. 설비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고장과, 사람의 조작실수로 빚어지는 설비고장이 끊임없이 발생되어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었다. 이미 발생 된 사고는 원인을 올바로 규명하고 아이디어를 내어 개선한다. 잘못된 처방은 더 큰 사고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런 사고는 원인 규명을 잘못하여 기능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 탓이다. 엉뚱한 대응책을 끌어낸 사례다. 아직 발생되지 않은 사고는 “이대로 두면 큰일 난다”라고 하여 문제 만들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상황을 추리해 내고, 논리적으로 검증하여 대책을 세운다. 사고를 막기 위해 예방보전을 한다. 그야말로 문제만들기와 문제 해결이 곧 업무다.
그 후 지점으로 옮겨 판매와 영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더 큰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경쟁에서 밀린 이유를 따져보고 해결해야 한다. 우선 제품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제품이라면 제품 구성 문제인가, 품질 문제 인가, 출시 타이밍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기능추출과 시스템설계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어 적기 대응해야 한다. 또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 주고 있는가. 브랜드명은 적절한가, 영업사원 구성과 배치로 이어지는 팀 만들기는 적절한가, 계통판매가 문제인가, 시판이 문제인가 등을 따져보고 해결해야 한다. 할 일이 산더미로 쌓여있다. 다소 좌충우돌했지만 일하는 방법을 좀 더 익히게 된 유용한 경험들이었다.
일할 때마다 부족함을 느낀다. 모든 상황을 관통하는 업무 지식은 없는가. 만일 있다면 몸으로 익혀 제때 사용할 수는 있는가. 올바른 판단과 결단은 언제쯤 가능할까. 실행단계에서도 손익계산과 설득 방법미 문제일 때가 많다. 조직의 세를 확 끌어올릴 수 있는 불쏘시게는 어디 없을까. 고민은 끝이 없다.
자 같이 시작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