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기반 교육 내용 체계에 대한 고찰
마을교육과정의 내용은 보통 3개의 단계로 구성된다고 알려졌다. 첫 단계는 마을에 관한 교육이다. 이는 마을의 다양하고 고유한 특색과 역사, 문화, 현황을 아는 교육으로 주로 저학년(초등 1~2학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을의 고유한 역사를 이해하고자 하며, 마을에 있는 여러 기관들(소방서, 경찰서), 그리고 마을의 자연자원과 멋진 주민들을 알고자 한다. 주로 마을투어 프로그램이나 마을알기(마을나들이) 프로그램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마을을 통한 교육이다. 이는 교과지식을 마을을 통해서 이해하는 교육을 말한다. 즉, 추상적인 개념을 마을의 구체적인 직접 경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보통은 개념 또는 지식을 맥락에서 이해하는 맥락 기반 교육과 유사하다. 이런 교육은 마을에 기반한 학습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단순히 학생이 교실에서 교과서로만 학습하는 것보다는 교과의 지식을 마을에서 직접경험한다면, 또는 지식이 삶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이해한다면 학생의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마을 기반 학습활동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교과지식을 배우고 터득하기 위해 마을해설사로서 학습활동을 하거나 경로당 어르신에게 편지를 쓰고 전달하는 학습활동을 통해 국어교과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마을에 기반한 학습활동은 교과지식을 효과적으로 배우는 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마을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가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마을 기반 학습활동은 무궁무진하다. 마을의 인적, 물적, 물리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학습활동을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지역전문가나 지자체 등 관과 협력한다면 더욱 우수하고 다양한 학습활동을 설계할 수 있다.
토론과 추리력, 의사소통역량 강화를 위해 보드게임 방법을 활용한 마을설화 학습활동을 설계할 수 있다. AI 디지털 학습을 위해 마을 쓰레기 지도 만들기라는 학습활동을 설계할 수 있으며,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마을텃밭을 활용한 학습활동도 설계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마을을 위한 교육이다. 이는 학생이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마을의 여러 어려움을 개선하는 데에 참여하는 교육을 말한다. 교과교육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런 지식을 실제 삶이 이루어지는 마을에 적용하고 응용해보면서 더 나은 마을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창의적 역량, 문제해결 역량, 의사소통역량 등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삶과 웰빙에 기여하는 봉사를 실천하게 된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학생이 마을의 삶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됨에 따라 학생을 넘어서 주민으로서 또는 시민으로서의 삶을 경험하게 된다. 마을의 어려움을 공감하게 되면서 마을주민의 마을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통합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단계에 따라 마을교육과정이 구성된 사례가 있다. 아래는 군산 지역에 소재하는 회현초등학교의 부부리마을교육과정의 내용 구성 체계이다.
위의 내용 구성 체계를 보면, 마을에 관한 교육은 1~2학년에, 마을을 통한 교육은 3~5학년에, 마을을 위한 교육은 6학년에 편성되어 있다. 참고로 이런 마을교육과정은 학년별로 17~34차시 정도로 편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마을교육과정의 내용 구성 단계는 학교교육과정이 마을과 연계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데에 기여한다. 학생은 저학년 시기에 마을을 알아갈 것이고, 중학년 시기에는 마을을 통해서 교과 지식 또는 성취기준을 배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학년 시기에 마을을 바꾸는 학습을 함으로써 시민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결국 학생들은 마을을 알게 되면서 애증을 갖게 될 것이고, 더 나은 마을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미래 시민 또는 주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구성 방법은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학교교육은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에 일관되고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학생은 학년이 올라가더라도 연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그런 교육이 단절되게 된다. 즉, 초등학교에서는 배웠지만, 중학교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등과 같은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을 중학교에서도 배우는 중복학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마을교육이 협소한 지역에 제한될 수 있으며, 세계시민교육적인 관점이 부재하다. 학생은 마을에 기반한 교육을 통해서 세계시민이 되어야 한다. 지구촌 시대에 지역과 국가정체성을 넘어 지구적인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지구적인 문제와 이슈에 참여하고 책임질 필요가 있다.
셋째, 마을교육이 학교와 학교 간, 학생과 학생 간, 지역과 지역 간의 소통을 담보하지 못한다. 마을교육에서 '마을'은 학교와 학생이 소재하는 동네나 지역으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마을교육은 자기 동네나 지역과 관련된 교육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마을이 가진 특수성에 초점을 둔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한 마을의 마을교육은 다른 마을의 마을교육과 함께 할 공통점을 갖기가 어렵게 된다. 결국 마을과 마을이 연대하기보다는 마을과 마을이 분리될 수 있으며, 마을이기주의로 흐를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마을 기반 교육은 어떤 내용 체계로 구성되어야 할까?
여러분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