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매력을 사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살이 찌고 늘 검정티셔츠만 입기 시작했다. 옷장은 가득한데, 막상 나가려 하면 입을 게 없었다.
‘살 빠지면 입어야지’
‘작년엔 괜찮았는데’
그렇게 걸어둔 옷들 사이에서,
나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온라인 쇼핑몰 사진 속 모델은 늘 웃고 있었다.
가녀린 체구, 날씬한 허리, 생기 있는 표정.
그 옷을 입으면 나도 그렇게 환해질 줄 알았다.
어쩌면 그 표정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옷만 고른 게 아니다.
사진 속 그녀가 되기를 원했다.
결제는 늘 빠르다.
희망은 언제나 충동적이다.
며칠 후 도착한 옷은
내가 본 그 옷이 아니었다.
거울 앞에서 중얼거린다.
“또,속았다....”
그 옷은 나를 감추기엔 너무 얇았고,
나를 드러내기엔 너무 정직했다.
결국 아무 말 없이 봉투에 다시 넣는다.
반품은 못 한다.
귀찮기도 하고,
사진 속 그녀를 구현해내지 못하는 내 속상한 마음에 괜히 튜브 허리, 굵은 팔뚝을 주물러 본다.
나는 왜 그것을 샀을까.
그 옷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나를
그 옷을 입은 내가 괜찮아지는 순간을
사고 싶었던 건 아닐까.
매번 기대는 무너지고 나는 또 쇼핑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