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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채채채채 Apr 03. 2019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 법

첫번째 글!

  근래 사색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작년부터! 일을 시작한 뒤로 심리적 여유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 생각이라는 것을 참 많이한다. 주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가 등 나에 대해 스스로 정리하는 생각들이 많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이라든지, 지금 내가 왜 행복한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싶은지 등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전에는 책을 많이 보지 않아서 몰랐었는데, 요새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책을 읽는 중에 책 내용과 연관지어서 생각도 참 많이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에게 정말 큰 즐거움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경험이든 수학적 논리든 그 무엇이든지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철학적으로 유명한 말이지만, 나에게는 위의 명제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낀다'의 의미로 다가온다. 엄청난 자기애(?)인듯 하지만, 나는 나의 생각들이 다 너무 좋고 소중하고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도 즐겁다. 그래서 이러한 소중한 나의 생각들을, 이러한 순간들을 그대로 날아버리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나는 기억력이 정말 좋지 않아서(단기 기억력만 좋다 흑 그리고 주기적으로 이전 생각들을 지워버리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들이 빨리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나의 생각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 법 1.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스스로 호크룩스라고 명명한 나의 기록 방식이다. 호크룩스는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7개의 개체에 나누어서 담아놓은 것을 말한다. 영혼이 7개의 개체에 나눠져 있기 때문에 7개 모두 파괴되지 않는 이상 볼드모트 본체(?)가 파괴되더라도 볼드모트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와 유사하게 나의 생각을 나 혼자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면 그만큼 백업파일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잊어버리더라도 누군가 기억하고 있을테니까...


  실제로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 이 생각을 해서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내곤 했었다. 당시 새롭게 느끼는 내 감정들과 생각들이 너무도 소중해서, 기억하고 싶고 또 공유하고 싶고 함께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기록의 의미도 있지만 나의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이렇게 과거에 엽서를 보내고 나니 요즘에 종종 그 때 엽서를 받았던 친구들로부터 '방 정리하다가 찾았어!!' 하면서 내가 보냈던 엽서 사진을 보내온다. 친구도 내 덕분에 그 당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정말로 매력적인 방식이다.

내가 유럽가서 산 엽서들! 훨~씬 더 많다.


  편지를 쓰는 것까지 아니더라도 단순히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된다. 말하는 것은 글로 쓰는 것에 비해 굉장히 간편한 일일 뿐더러 말함으로써 스스로 기억에도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냥 혼자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말로 생각을 꺼내는 것은 실로 다른 일이다. 그리고 분명 말의 힘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이건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 법 2. 글쓰기

  말의 힘도 분명 있지만, 글로 옮기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각은 정말 생각나는대로 하면 되고, 말 역시 물론 생각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각하는대로 어느정도 '의식의 흐름대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는 확실히 다른 듯 하다. 머릿속에서는 쉽게 술술술 나오는 생각들도 글로 옮기려면 참으로 어렵다. 그러다보니 그저 말을 하는 것에 비해 머릿속으로 생각도 더 정리하려고 하고 글의 순서도 생각하려 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여러번이고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또 수정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펜을 들거나 컴퓨터를 키거나 하기까지의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기 떄문에, 말하는 것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술자리든 식사자리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세상의 그 누구 부럽지 않은 입담을 쏟아낸다. 정치 이야기도 하고 교육 이야기도 하고 스포츠 이야기도 하고 연예인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을 글로 옮기는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완결된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도 지금까지 매우 어려웠고 그래서 이 글을 쓰기까지 매우 오래 걸렸다.

  그 어려운 일을 다시금 시작해보고자 한다. 완결된 글이든 단순히 감정을 나타낸 짧은 글이든, 퇴고를 한 글이든 퇴고를 하지 않는 글이든 일단은 나에게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며, 또 그 과정에서 나는 분명 생각의 과정에서 얻는 기쁨, 글을 쓰며 얻는 기쁨, 글을 읽으며 얻는 기쁨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비유하면 조금은 억지스럽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퍼트려놓은 말의 호크룩스는 언젠가는 잊혀지고 파괴될 수 있지만, 글의 호크룩스는 웬만해서는 절대 파괴되지 않는 강력한 호크룩스이지 않을까 싶다. 아 뭔가 화장을 지우고 싶다! 일단 여기까지 쓰고 다른 글 쓸래 역시 하나의 글을 완결하기란 어렵다 잉잉..ㅋㅋㅋ 그래도 어쨌든 마무리했다!!!! 템플스테이 찾아볼거야ㅋㅋㅋ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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