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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쌤아이언 Apr 13. 2022

#세 번째 편지. 현상유지와 현상도약의 능동적 조절

: 만약 오늘 걷는 것을 미룬다면, 내일은 뛰어야만 할 것이다.

저는 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같이 많은 힘이 드는 운동은 아닙니다. 동네 내천가 옆에 난 조깅길을 뛰다가 턱걸이 10개를 하고 턱걸이 기구 옆에 있는 윗몸일으키기 기구에서 배가 땡길때까지 무거운 몸을 공처럼 구부립니다. 물론 배에 경련이 일어나기 전에 멈춥니다. 이런 과정을 한 세트라고 한다면, 3세트를 하는것이 제 운동의 전부입니다. 시간은 22분에서 28분 정도가 걸립니다. 매일하는 것은 아니고, 1주일에 2회. 딱 2회입니다. 화요일과 토요일 혹은 수요일과 일요일에 합니다. 


이 운동법은 제가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현재의 체중과 체지방을 유지하는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이른바 운동의 '미니멀리즘(minimulism)'입니다. 이 과정을 꾸준히 지켜주다가, 체력을 더 강화해야 하겠다라는 하반기시즌이 오면 일주일에 2.5회로 올립니다. 즉, 2주일에 5번 운동을 합니다. 3년 이상 꾸준히 해오고 있는 활동인데, '간고등어' 코치같은 몸매는 결코 아니지만, 고등어에 많이 함유돼있다는 오메가3를 먹으면서 운동은 하지 않는 직장인보다는 더 좋은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0대 성인남자의 평균 턱걸이 개수는 .. '2' 미만입니다!)


그러나 저는 운동을 좋아하거나 잘하지 않습니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현상'을 유지하는 습관을 잘 지킨다는 것과 현상에서 '도약' 해야 하는 시점을 잘 파악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고속도로에서 앞 차를 추월해야 할 때, 그 찰나의 순간을 잘 파악해서, 순간의 가속으로 앞 차를 따라잡는 일을 잘 하는 것이지요.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것 입니다. 특히 편입시험을 준비하면서 '영어'와 '수학' 혹은 '학은제',혹은 '재학중인 학교의 시험'을 함께 준비해야만 하는 학생이라면, 이 '현상유지'와 '현상도약'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이공계학생의 경우, 하반기에는 수학에만 몰두하는 편향적인 공부탓에, 영어점수가 반드시 받쳐줘야하는 한양대와 성균관대에 안타깝게 탈락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능동적 조절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어느 학생이든 1~6월의 상반기에는 영어학습에 비중을 많이 두어야 합니다. 다른 과정(혹은 과목)은 '현상유지' 로 점수가 떨어지지 않게 꾸준히 '관리만' 하면서 말이죠. 물론, 중간 중간에 자격증 시험이나 학교 중간고사가 있는 학생의 경우, 이번에는 현상유지를 위해 최소 관리영역이 바뀌어야 하겠죠. 즉 이번  '현상유지' 과목은 '영어'영어'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험기간이 끝나면 다시 영어에 현상 '도약'을 시도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최소한의 현상유지학습'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를 위해서, 다시 간고등어코치 못지 않은 저의 운동 이야기를 해볼게요. 얼마전에는 정말 운동하기 싫은 날이었어요. 여러분도 뉴스에서 봤을 겁니다.  최고의 한파가 찾아온다고 했죠. (그날은 정말 무척이나 추웠습니다) 보통의 운동 시각이 학원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밤11시에서 12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개천가 조깅길은 말그대로 엄흑천지 입니다. 간혹  붉은 조명에 비춰진 갈대들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하는 음산한 분위기가 나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무서운데, 100미터 앞에서 검은 후드티로 이마와 눈을 덮은 행인이 빠른 속도로 뛰어오면 정말이지 소름이 돋습니다.

ⓒistockphoto

그래도 저는 운동을 하러 갑니다. 이 겁 많은 선생을 기어코 운동하게 만드는 힘은, 긍정적 희망보다는 부정적 동기임을 기억하세요. 좀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할까요? 안 하면,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하지 않았던 주간은 금요일이 되면, 머리 큰 아기 귀신이 어깨에 앉아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기분 나쁜 무언가가 온 몸을 넌지시 짓누르는 것 같거든요. 집중력도 급격하게 떨어져서 앉아있는 시간에 비해 업무가 진행된게 없어요! 그래서 저는 이 부정적 감정을 물리칠 동인으로 운동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현상유지'의 간단한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여러분도 공부할 때 경험했을거에요. 꾸준히 외우던 단어를 하루 이틀만 쉬어도, 기존에 배웠던 모든 단어가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것을 말이죠. 더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학습의 단절을 경험하고 나서는 더이상 해당과목을 이어서 공부하기 싫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심리적인 기제가 학습부진의 원인이라니, 어이가 없겠지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가 맞습니다. 흥미는 학습 지속성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현상유지를 계속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책상에 앉아야 합니다. 하기 싫어도 책상에 앉고, 몸이 종이처럼 하늘하늘 거리는 무기력한 날에도 책상에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딱, 현상만 유지할 정도의 학습만 하고 일어나세요.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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