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손님

백화점

by 이 원

유리의 벽은 바람을 막는다

그 안엔 사계가 없고

빛은 조작된 채로 내린다.


사람들은 향기를 걸치고

금빛 이름표를 예배한다.

천장 밑의 하늘은 가짜다.


나는 그 속을 걸었다

누구의 얼굴도 내게 묻지 않았다.

거울마다 다른 진열이 있고

진실은 가격표 아래 눌려 있었다.


밖은 눈부셨다.

먼지와 햇살이 뒤섞여 있었다.

그곳이야말로, 살아 있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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