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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장재형 Sep 04. 2023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피츠제럴드


어떤 삶이 더 행복할까?

인생 초반에 승승장구하다가 생의 후반부에 처절하게 추락하는 삶일까? 아니면...

초반에는 인생의 파고에 휩쓸려 숨조차 쉬기 힘든 삶에 연연하다가 가까스로 정점을 찍는 삶.

우리에게《위대한 개츠비》라는 명작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피츠제럴드!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화두를 던진다. 나는 왜 피츠제럴드를 읽어야 하는가? 대답은 피츠제럴드만이, 세상의 불편한 문제를 대담하게 문학적으로 대면했다는 것이다. 인종을 초월한 계급 문제에 대해,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미래에도 존재할 계급성에 대해, 현대사회의 변형된 계급성에 대해 언급한 작가는 피츠제럴드가 거의 유일무이하다는 것이다.(p16)

죽기 직전 마흔네 살이었던 팔리지 않는《위대한 개츠비》를 자기 스스로 샀던 피츠제럴드.

미국의 황금기 정점에 섰던 인물이지만 어느 순간 살아 있지만 죽은 사람으로 착각될 만큼 잊혀진 인물이 되어버린 피츠제럴드.

‘가장 큰 실패는 실행 가능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죽기 3년 전 담당 편집자에게 보낸 편지의 글을 보면서 그의 심정이 마음에 와닿았다.

피츠제럴드의 삶을 지배했던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술과 상처라고 말한다. 그가 평생 안고 갔던 상처는 어디서 생겼을까?

“가난뱅이는 부잣집 딸과 결혼할 꿈조차 꾸지 말아야 해!”

피츠제럴드의 첫사랑인 지네브라 킹의 아버지가 둘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고함을 쳤던 말이다. 상류층으로부터 거절당하고 평생 씻을 수 없는 첫사랑에게 받은 상처와 좌절감은 그를 악에 받치게 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첫사랑과 닮은 여인들을 찾아 사랑을 했다. 또한 《위대한 개츠비》를 너무나 자전적 소설로 썼다.

“위대한 개츠비는 의심의 여지 없는 자전적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너무나 자전적이다 못해, 피츠제럴드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예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p43) .

《위대한 개츠비》는 어이없게도, 피츠제럴드가 사망한 후에 10년이 지난 후에 빛을 보았다고 한다. 피츠제럴드는 인생에 초반에 성공한 케이스 같다. 그의 데뷔작 《낙원의 이편》이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는 그것을 뛰어넘거나, 다시 맛보기 위해 평생 싸워야만 했다. 그 와중에 술의 힘을 빌려 글을 쓰다가 결국 알코올 중독에 이르렀다. 또한 그의 아내 정신질환은 그의 문학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작품의 실패, 경제적 상황, 알코올 중독, 아내의 병세 악화로 거듭되는 추락으로 인생 후반부를 보냈던 피츠제럴드.

그는 재기를 꿈꾸며 『마지막 거물』 집필에 몰두하지만, 그는 결국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연인 세일러 그레이임의 집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이 끝난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또한 피츠제럴드의 무덤에 있는 비석에도 적혀있다고 한다.

‘인생은 원래 이렇다, 세계는 자신의 흐름대로 흘러가니 우리는 그 흐름에 떠밀리지 말고 우리의 속도와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다.’ (p128)

‘지나간 인생은 고칠 수 없기에, 작가가 고칠 수 있는 것은 작품밖에 없다. 그로 인해, 남은 인생을 바꾸려는 것이다. 게다가 피츠제럴드는 자신을 시인으로 여기지 않았던가. 시로 점철된 소설을, 각 음절이 음악적이고, 각 문장이 시어처럼 울림을 주는 소설을 위해, 그는 이 빨간 의자에 앉아 『마지막 거물』을 고쳤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거물이 되기를 바라며…….’(p57)

피츠제럴드의 걸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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