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0일까지도 아침에 나가서 뛰었다.
영하 10도래요..
구니까요..
떨리는 마음으로 잠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 6시 역시나 상쾌하다. 패딩을 3겹이나 껴입었다. 경량패딩, 얇은 패딩, 두꺼운 패딩.. 나는 마치 거대한 패스츄리가 된 것처럼 겹겹이 껴있고 단단히 나섰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막상 도착하니 상쾌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와.. 시원하다..
서서히 한 바퀴 걷기 시작한다. 옆의 잔디구장에서는 게이트 볼 게임을 치시는 어르신들이 귀마개 , 털모자, 털 장갑 꽁꽁 감싸매고 게이트 볼을 치신다. 하얀 입김이 꽁꽁 얼어붙은 공기를 가로지른다.
한 바퀴 걷고 나자 뛰어본다. 살살. 영하 10도에 다른 곳은 하나도 안 추운데,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처럼 춥다. 앗 이런! 귀마개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얼굴이 추위를 때려도 얼굴을 감싸는 워머가 있어서 춥지 않았다. 그런데 귀는 생각도 못했다. 귀가 이렇게 추운 것은 처음이다.
와.. 귀가 떨어질 것 같다...
이런 중얼 거림이 절로 나왔다. 한 바퀴를 더 돌자 어느 정도 몸에 열이 후끈 달아오른다.
뛰기 시작하면서 겹겹의 패스츄리를 한 겹씩 벗게 된다.
우선 두꺼운 패딩을 벗어서 벤치 위에 둔다. 몸에 열이 오르면서 추위가 더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귀가 시려운 것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더 이상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2바퀴도 더 지나자 열이 오른다. 얇은 패딩까지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뛰면서 호흡을 규칙적으로 하고자 노력한다. 쓰읍 슉슉 ..쓰읍 쓕쓕..
다 뛰고 나자 어느 정도 성취감과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지나간다.
훗. 영하 10도 별거 아니네! 꺅~~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는 이제 런닝을 매일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추 10월부터 시작한 런닝이 2달이 진행되고 있다. 2달 정도 해보니 월수금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녔다. 조금 더 늘려서 매일 매일 뛰어볼까?하는 생각이 갸웃하게 드는 하루였다.
그럼에도 왜 무릎을 꿇었는가에 대해서 궁금할 것 같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그 주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독감에 걸렸기 때문이다. 금요일은 빙설이 너무 심하고 단시간 폭설로 인해 런닝을 쉬었다. 빙판길에 뛸 자신이 없었다. 뛰다가 넘어질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런닝을 쉰 그날 소고기도 먹고 푹 쉬었는데 주말동안 감기기운이 으슬으슬하였다. 월요일에 병원을 가보니 유행하는 a형 독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