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시 국민연금 포기각서, 과연 효력이 있을까?

전 배우자의 연금 분할 청구, 합의서로 방어한 사연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수년이 지나 전 배우자가 갑자기 내 국민연금을 나눠달라고 요구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이혼 시 작성한 '분할연금 포기 합의서'가 실제로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통해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합의 이혼 후 날아온 연금 분할 통지


A씨(원고)와 B씨는 1986년에 결혼하여 2004년경부터 별거하다가 2019년 8월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이혼 한 달 전,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청구권을 각 포기하고, 분할연금액은 0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명확히 작성했습니다. A씨는 2013년부터 이미 노령연금을 받고 있었는데, 전 아내 B씨가 62세가 되어 분할연금 수급 요건을 갖추자 2024년 4월 국민연금공단(피고)에 A씨의 연금을 나눠달라고 청구했습니다. 공단은 혼인 기간을 산정하여 A씨의 연금 중 절반(50%)을 B씨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A씨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2. 당사자들의 공방: 억울한 원고와 합의를 부인하는 전 배우자


A씨는 억울했습니다. 분명히 이혼할 때 서로 연금을 포기하기로 합의서까지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씨는 공단에 해당 합의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공단 직원이 전 아내 B씨에게 확인 전화를 하자, B씨는 "전 남편의 협박으로 강압적으로 작성된 것이니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연금을 받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국민연금공단은 전 배우자가 합의 사실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A씨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분할연금을 지급하며 기존 연금을 환수하겠다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씨는 공단을 상대로 부당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및 근거: 명시적인 포기 합의는 유효하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며, 공단의 연금 분할 결정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국민연금법 특례조항에 따르면 재산분할 시 이혼 당사자가 연금 분할 비율을 따로 정하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를 우선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어느 한쪽이 연금수급권을 100%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온전히 귀속시키는 것도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둘째, 두 사람이 자필로 서명한 합의서에는 연금 분할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매우 명확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셋째, B씨는 강압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작성 당시 B씨의 언니가 동행했고, B씨가 연금 포기에 대한 설명을 사전에 충분히 들은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B씨가 분할연금 수급권을 적법하게 포기한 것으로 인정하여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처럼 이혼 시 연금 분할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문서 형태의 합의를 남겨두는 것은 장래의 예상치 못한 법적 분쟁을 막는 아주 강력한 방패가 됩니다.


[요약]

이혼 시 전 배우자와 국민연금 분할 청구권을 서로 포기한다는 명시적인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수년 뒤 전 배우자가 강압에 의한 합의였다며 연금 분할을 청구했고 공단이 이를 승인했습니다.

법원은 합의서의 명확한 효력을 인정하여 전 배우자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단의 분할 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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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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