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 위자료, 이혼 합의서 한 줄의 나비효과

이혼 조정 시 제3자 청구 포기 조항의 위험성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할 때, 많은 분들이 배우자뿐만 아니라 상간자를 상대로도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와의 이혼 합의(조정) 과정에서 무심코 동의한 조항 하나 때문에 상간자에게 단 한 푼의 위자료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구고등법원의 실제 판결을 통해 합의서 작성의 중요성을 짚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배우자의 외도와 상간자 소송


원고 A씨는 배우자 C씨와 이혼 소송 및 조정을 진행하면서, C씨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간자 B씨(피고)를 상대로도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씨가 C씨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하여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원고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 당사자들의 엇갈린 주장: 위자료 지급 vs 청구 포기


원고 A씨는 항소심에서 상간자인 B씨를 상대로 4,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씨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B씨는 "원고 A씨가 배우자 C씨와 4,000만 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이혼 조정을 하면서 피고(B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했으므로 위자료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1심과 엇갈린 항소심의 판결


이 사건에서 1심 법원은 피고 B씨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원고의 손을 일부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2심)인 대구고등법원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A씨의 상간자 B씨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즉, 상간자는 위자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최종 판결한 것입니다.


4. 항소심의 판단 근거: 합의서 속 '숨은 함정'


항소심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핵심 이유는 원고 A씨와 배우자 C씨 사이에 2020년 12월 2일 이루어진 '조정'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이혼 조정 과정에서 배우자 C씨는 원고 A씨에게 재산분할 및 위자료 명목 등으로 4,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합의 내용에는 "원고와 C는 상대방에 대한 국민연금 분할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과 함께, "원고는 피고(상간자 B)에 대한 청구와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포기한다"는 조항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채무의 면제가 반드시 직접적인 명시적 의사표시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하여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피고 B씨는 이 합의 내용을 전달받고 합의금 마련을 돕기 위해 C씨에게 3,000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에 대한 청구를 포기한다는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하여 이미 효력이 발생했으므로, 원고가 나중에 이를 철회하려 했더라도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5. 변호사의 시선: 이혼 조정 시 합의서 작성의 중요성


배우자와 이혼 조정을 할 때, 빠른 분쟁 해결을 위해 "서로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거나 "관련된 다른 소송을 취하한다"는 포괄적인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상간자에 대한 소송 취하 및 청구 포기 조건이 포함되면, 상간자의 불법행위 책임까지 법적으로 완전히 면제되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합니다. 이혼 합의 시에는 본인이 포기하는 권리의 범위가 제3자(상간자)에게까지 미치는지, 그 대가로 받는 금액이 합당한지 법률 전문가와 꼼꼼히 검토해야 억울하게 권리를 잃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요약]

원고는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진행하며 상간자를 상대로도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배우자와 이혼 조정을 맺으면서 돈을 지급받는 대신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기한다'고 합의한 것이 치명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이 합의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여, 상간자에 대한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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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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