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일해도 가공세금계산서 범죄가 된다?

대법원 2025도13674 판결로 본 세금계산서 수수 질서와 공소시효의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최근 유통업계와 세무 당국을 긴장시킨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회사가 직원을 마치 독립된 사업자(대리점주)인 것처럼 위장하여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이른바 '위장 프리랜서' 혹은 '위장 사업자' 사건입니다.


"실제로 물건을 팔았고, 일을 했으니 세금계산서를 끊어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다면, 이번 대법원 2025도13674 판결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실질적인 근로가 있었더라도 법적 형식이 잘못되면 거액의 조세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준엄한 경고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의 시선으로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을 분석해 드립니다.


1. 노동인가, 용역인가? : 세금계산서의 진실게임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유통업체 본사의 회장과 임직원들입니다. 이들은 본사 소속 근로자들을 형식상 개인대리점 점주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리고 근로자인 이들에게 줘야 할 '월급'을, 마치 사업자 간 거래인 것처럼 '위탁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며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실제로 이들이 위탁판매 업무를 수행했으니(실물 거래 존재), 허위 세금계산서가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냉정했습니다.

판단 기준: 세금계산서가 유효하려면 단순히 '무언가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사자 간의 법률적 관계가 세금계산서의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

실질의 파악: 점주들은 본사에 종속된 '근로자'에 불과하다. 근로자가 제공하는 것은 '노동(근로)'이지,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가 제공하는 '용역'이 아니다.

결론: 따라서 '용역의 공급'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꾸며낸 이 세금계산서는, 실물 거래가 없는 가공(허위)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


2. "우리는 전문꾼이 아니다" : 억울함이 통하지 않는 이유


피고인들은 또 하나의 법리적 방어막을 펼쳤습니다. "조세범 처벌법에서 말하는 가공세금계산서 죄는, 실물 없이 자료만 파는 전문적인 '자료상'을 처벌하기 위한 것 아니냐, 우리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법조항의 적용 대상을 폭넓게 해석했습니다.

행위 주체의 범위: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은 전문적인 자료상뿐만 아니라,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거래를 하는 지위에 있는 자라면 누구나 주체가 될 수 있다.

입법 취지: 이 법은 세금계산서 수수 질서 자체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반 기업이라도 영리를 목적으로 가공세금계산서를 수수했다면 엄중한 처벌(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적용)을 피할 수 없다.


3. 최후의 승부처 : 공소시효 5년의 벽


비록 가공세금계산서 혐의(특가법 위반)는 유죄가 확정되었지만, 피고인들이 방어에 성공한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종합소득세 포탈' 혐의입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2009년과 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포탈했다며 2017년에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면소(소송 종결)'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기수 시기: 신고·납부 방식의 조세인 종합소득세 포탈죄는 법정 신고기한(다음 해 5월 31일)이 지나는 순간 범죄가 성립(기수)한다.

시효 완성: 2009년분은 2010년 5월, 2010년분은 2011년 5월에 범죄가 완성되었다. 당시 적용되던 조세범 처벌법상 공소시효는 5년이었다.

결과: 검찰이 기소한 2017년 10월은 이미 5년이 훌쩍 지난 시점이므로, 국가는 더 이상 이 죄를 물을 수 없다.


4. 마치며: 형식과 실질, 그 위험한 줄타기


이번 판결은 '절세'를 목적으로 직원을 사업자로 위장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일은 시켰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실질이 근로관계라면, 그에 대한 대가는 임금이어야지 용역비가 될 수 없습니다. 이를 어설프게 세금계산서로 처리하려다간 조세범 처벌법 위반은 물론 횡령, 배임 등 기업 범죄로 비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요약]

직원을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월급' 대신 '용역비' 세금계산서를 끊는 행위는, 실제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가공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처벌된다.

허위 세금계산서 처벌은 전문 '자료상'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사업자가 영리 목적으로 행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과거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당시 5년) 도과 여부를 면밀히 따져 면소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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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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