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보험급여의 상속 가능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근로복지공단과 같은 행정청으로부터 "법 규정에 없어서 지급할 수 없다"라는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의 유족은 "그런가 보다" 하고 포기하곤 합니다. 특히 산재 보험급여와 같은 사회보장적 성격의 돈은 상속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법에 지급 금지 규정이 없다면, 민법상 상속 법리에 따라 자녀들이 받을 수 있다"는 전향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오늘은 아버지가 못 받은 산재 장해급여를 어머니가 받기 전 사망했을 때, 그 자녀들이 이를 상속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판결(2023구단56609)을 분석해 드립니다.
이 사건은 광업소에서 일하다 진폐증을 얻은 근로자 F(망인)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망과 등급 재판정: 근로자 F는 업무상 재해인 진폐증으로 요양 중(당시 장해등급 13급) 2014년 9월 사망했습니다. 사망 후인 2014년 11월, 근로복지공단은 F의 진폐장해등급을 13급에서 7급으로 상향 재판정했습니다. 등급이 올랐으니 더 많은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가 생긴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망: F의 배우자이자 선순위 유족인 H는 남편이 남긴 미지급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2015년 11월 사망했습니다.
자녀들의 청구: F와 H의 자녀들(원고)은 2021년, 아버지 F가 7급 판정을 받음으로써 발생한 급여 차액을 청구했습니다.
공단의 거부: 근로복지공단은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자인 어머니(H)가 사망했으므로 수급권은 소멸했다. 자녀들에게는 상속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미 발생했지만 지급되지 않은 산재 보험급여(미지급 보험급여)'가 상속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아버지가 못 받은 돈을 어머니가 받을 권리(수급권)를 가졌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민법상 상속 법리에 따라 상속인인 자녀들이 그 권리를 물려받아야 한다."
"산재보험법은 수급권자가 사망하면 법에서 정한 유족에게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관련 시행령에는 후순위 유족에게 넘어간다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어머니가 사망한 순간 그 권리는 소멸된 것이며, 민법상 상속 대상이 아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하고, 자녀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의 입법 취지와 재산권의 성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산재 보험급여는 단순히 국가가 주는 혜택이 아니라, 사업주가 낸 보험료를 바탕으로 하는 '손해배상적 성격'이 강한 재산권이다. 따라서 이는 근로자 본인에게만 전속되는 권리가 아니라, 상속 승계가 가능한 재산으로 해석해야 한다.
산재보험법에는 '장해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연금'의 경우 수급권자가 사망하면 권리가 소멸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있다. 하지만 '미지급 보험급여'에 대해서는 수급권자가 사망하면 권리가 소멸한다는 규정이 없다. 법원은 "법률에 명확한 소멸 규정이 없는데도 시행령에 승계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
특별법인 산재보험법에 규정이 없다면, 일반법인 민법의 상속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어머니(H)가 가졌던 '미지급 급여를 청구할 권리'는 어머니의 사망과 동시에 자녀들에게 상속된다.
미지급 급여는 본래 근로자가 받았어야 할 돈이다. 근로자가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하고, 그 배우자마저 사망했다고 해서 공단이 지급 의무를 면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오히려 상속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법의 보호 취지에 맞다.
이번 판결은 행정청이 법률의 공백을 이유로 국민의 재산권을 함부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유족급여(남은 가족의 생계 보장)'와 '미지급 보험급여(이미 발생한 재산적 권리)'를 엄격히 구분했습니다. 유족급여는 법이 정한 유족만 받을 수 있지만, 미지급 급여는 이미 확정된 재산이므로 상속의 대상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혹시 가족 중 산재 승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거나, 등급 판정 전에 사망하여 받지 못한 급여가 있다면 포기하지 마십시오. 행정청의 "지급 불가" 통보가 법적으로는 틀린 해석일 수 있습니다.
산재 근로자가 사망하여 발생한 '미지급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던 배우자가 급여 수령 전 사망했다면, 그 권리는 자녀들에게 상속된다.
산재보험법에 '미지급 급여 수급권자의 사망 시 권리 소멸' 규정이 없으므로, 민법상 상속 법리가 적용되어 한다.
법원은 보험급여를 단순한 사회보장이 아닌 재산권으로 보았으며,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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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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