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집 상속, 늦게 했다가 현금청산?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와 재개발 입주권의 관계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재개발 구역 내에 있는 부모님의 집을 상속받게 되었다면, 으레 "나도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속 등기 시점을 놓치거나 절차를 소홀히 하면, 내 집이 아닌 '현금청산'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상속재산 분할 시점과 분양신청 자격에 관한 중요한 판결(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63)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상속 등기를 미루다 벌어진 일


이 사건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 발생했습니다. A씨의 아버지는 재개발 구역 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2016년 1월에 사망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당연히 자녀들(상속인)이 집을 물려받게 되었죠.


문제는 재개발 분양신청 기간(2021. 11. ~ 2021. 12.)이 도래했을 때까지 상속인들이 상속 등기를 마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등기부상 주인은 여전히 돌아가신 아버지였죠.


A씨는 분양신청 기간 중 "내가 단독으로 분양받겠다"며 신청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조합 측은 "등기가 정리되지 않았으니 상속인들의 공유 상태다. 대표조합원을 선임해서 다시 신청하라"고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조합은 A씨를 현금청산 대상자(아파트 분양 제외)로 분류했고, A씨는 뒤늦게(2022년 8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점(2016년)부터 내가 단독 소유한 것으로 협의했다"며 등기를 마친 뒤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원고(A씨)와 피고(조합)의 치열한 공방


재판의 핵심은 '민법상 상속의 소급효'가 '재개발 절차'에도 그대로 적용되는가였습니다.


원고(A씨)의 주장:

"상속재산 협의분할은 상속 개시시(아버지 사망 시)로 소급해서 효력이 발생한다(민법 제1015조). 비록 등기는 늦게 했지만, 법적으로 저는 분양신청 당시부터 단독 소유자였다. 그러니 대표조합원 선임 없이 단독으로 신청한 것은 유효하다."


피고(조합)의 주장:

"재개발 사업은 수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공부(등기부) 기준으로 처리해야 한다. 분양신청 당시 등기부에는 상속 등기가 없었으므로 공유 상태로 봐야 하고, 대표자를 선임하지 않은 A씨의 신청은 무효이다."


3. 법원의 판단: "등기부가 기준, 소급효 인정 안 돼"


서울행정법원은 조합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및 각하)했습니다. 왜 이런 판단이 나왔을까요?


1) 기준은 '부동산 등기부'다


법원은 서울시 도시정비조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조례에는 "종전 토지 등의 소유권은 관리처분계획기준일 현재 부동산등기부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실제 권리관계가 어떠하든 행정 절차상으로는 등기부에 적힌 날짜와 내용이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2)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안정이 우선이다


법원은 재개발 사업이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얽힌 단체적 성격을 띤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민법상 소급효를 다 인정해 준다면, 나중에 상속 협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분양 대상자가 뒤바뀌게 되어 사업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3)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책임


분양신청 당시 등기부는 정리되지 않았으므로 조합은 이를 '상속인들의 공유'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합 정관상 공유자는 대표조합원을 선임해야 하는데, 조합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현금청산 처분은 적법하다는 것입니다.


4. 변호사의 시선: 권리 위에 잠자지 마세요


이 판결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민법에서는 상속재산 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뒤늦게 합의하더라도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으로 쳐줍니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이라는 공법적 절차(행정 절차)에서는 '공부상 기재(등기부)'가 우선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재개발 구역 내 부동산을 상속받았다면, 분양신청 기간 전까지 반드시 상속 등기를 마치거나, 부득이하다면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얻어 대표조합원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아야 소중한 입주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요약]

재개발 분양신청 당시 상속 등기가 안 되어 있다면 '공유' 상태로 취급된다.

공유자는 반드시 '대표조합원'을 선임해서 신청해야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나중에 단독 명의로 등기하고 "소급효"를 주장해도, 이미 지난 분양 기회는 되돌릴 수 없다.


세무 전문가의 눈과 변호사의 시선으로 완성하는 상속 설계. 법무법인 리브로는 세무와 법무를 아울러 당신의 자산을 빈틈없이 지켜드립니다.

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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