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상속 분쟁, 명의수탁자와의 법적 공방 완전 정복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거나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는 주식(차명주식)'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찾아와야 할 재산이지만, 명의를 빌려준 사람(명의수탁자)이 "이건 원래 내 주식이다"라고 우기거나, "이미 다 팔아버렸다"고 나오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망인이 남긴 수십억 원대 차명주식을 두고 벌어진 상속인과 명의수탁자 간의 치열한 법적 공방을 다룬 최신 판례(서울고등법원 2022나2037104)를 통해, 차명주식 상속의 해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망 W)는 생전에 본인이 설립하거나 운영하던 회사들의 주식을 지인이나 임직원들의 이름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명의신탁 주식(차명주식)'입니다.
아버지가 사망한 후,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 주식들이 아버지의 차명재산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상속인들에게는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되었죠. 상속인 중 한 명인 원고는 "세금은 세금대로 내는데, 주식은 찾아와야 하지 않겠냐"며 명의수탁자들과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명의수탁자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나는 잘 모르는 일이다"라며 발을 빼거나, 심지어 "이미 주식을 팔아서 돌려줄 게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이 주식들은 아버지가 명의만 빌려둔 것이니 명백한 상속재산이다. 수탁자들은 주식을 돌려주고, 그동안 챙긴 배당금도 반환해야 한다."
"설령 차명주식이라 해도, 일부는 이미 팔아버렸으니 돌려줄 수 없다."
"상속인들끼리 정리가 안 됐는데 회사더러 명의를 바꾸라니요? 전자증권법 절차상 맞지 않다."
법원은 원고(상속인)의 손을 들어주어 명의수탁자들에 대한 주식 소유권을 확인해 주었지만,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의 핵심을 살펴보겠습니다.
원고는 재판 도중 피고들이 "차명주식임을 인정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소를 취하하겠다는 서류를 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피고들이 말을 바꾸자 원고는 취하를 철회했죠. 법원은 "원고의 소 취하는 피고들이 사실을 인정한다는 '조건'이 붙은 것인데, 피고들이 이를 부인했으므로 소 취하는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꼼수로 소송을 끝내려던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피고 P는 "주식을 다 팔아서 돌려줄 실물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주식을 돌려줄 수 없다면, 변론종결일 기준 시가(1주당 16,540원)로 환산하여 현금으로 물어내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P가 받아 간 배당금(약 2,900만 원) 역시 부당이득이므로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라고 명했습니다.
3) 회사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 (절차적 이유)
법원은 회사를 상대로 바로 명의개서를 청구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없거나, 전자증권법상 절차 문제 때문입니다. 즉, "먼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이겨서 소유권을 확정 짓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입니다.
이번 판결은 차명주식 상속 분쟁의 교과서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첫째, 명의수탁자를 타깃으로 하세요.
회사에 가서 따지는 것보다, 주식을 들고 있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주권 인도 청구'나 '소유권 확인 소송'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주식이 없어도 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몰래 주식을 팔아버렸다고 해서 포기하지 마세요. 법원은 '이행불능' 법리에 따라 현재 시세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배상할 것을 명령합니다. 그동안 명의자가 챙긴 배당금도 전액 회수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세무조사 결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국세청이 차명주식으로 인정하여 상속세를 부과했다면, 법원에서도 이를 상속재산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버지가 남긴 차명주식, 명의자가 "내 것"이라 우겨도 법적 절차를 밟으면 상속재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명의자가 주식을 몰래 팔았더라도 '현재 시가'로 현금 배상을 청구하고, 챙겨간 배당금까지 모두 회수 가능하다.
다만, 회사에 직접 명의 변경을 요구하기보단 명의자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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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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