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골프를 시작하고, 올해 처음 아마추어 골프 대회에 참가했다.
국내 최대 아마추어 골프대회 명성에 걸맞게 3월부터 9월까지 매월 진행한 예선에서 76명을 뽑아 10월 지역 플레이 오프전을 치렀고, 11월 대망의 결선을 남겨두고 있다. 나는 예선에서 종합 4위로 기대이상 성적을 거뒀지만, 10월 플레이오프에서 아타깝게 1타 차로 컷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처음 참가했던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아마추어 골퍼로서 내가 그려 갈 골프 인생에 바탕색 정도는 칠한 느낌이 들어 만족한다. 은퇴 이후 아마추어 골퍼와 티칭프로를 꿈꾸고 있는 나는 골프가 재미로 하는 취미를 넘어 내 삶의 주축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도전과 나름대로 설정한 목표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골프가 실력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까지 다스려야 하는 운동이란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가끔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욕심을 내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내 마음의 안정과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골프는 코스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지난 플레이 오프전에서 빵빵 내지르던 동반자의 드라이버 티샷을 보고 있으면 나도 드라이버를 잡아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은 욕심이 올라왔었다. 하지만 대회였기 때문에 꾹 참고 계획한 유틸리티 티샷으로만 대부분 공략을 했다. 나는 모든 티샷을 성공하면서 3 오버로 전반 라운드를 마쳤고, 반면에 동반자들은 몇 번의 실수로 플레이가 점점 무너져 갔다. 하지만 후반 라운드에서 일이 터졌는데 2번의 티샷 실수로 잘 이어오던 경기 흐름이 끊어지고 말았다. 2번 모두 나의 계획대로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내 인생 첫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좋은 성과로 아내에게 보답하고 싶었지만 결국 결선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76명 참가자들의 대회 결과를 보면서 내년 목표를 다시 설정했다. 2년 만에 백돌이에서 싱글 플레이를 했던 것처럼 내년 한 해는 80타대를 치지 않는 안정적인 싱글 플레이어를 목표로 삼았다. 스코어를 5타 정도는 줄일 수 있도록 내게 필요한 숏게임 연습량을 늘리고 지금보다 평정심을 좀 더 유지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