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공동
메꾸어질 꿈조차 꾸지 못한 마음은
오래도록 제 몸집 가득 채울 이 찾아
백년가약 맺음에 영원하는 꿈 꿨고
검은 머리 파뿌리 동화 같은 약속에
소꿉장난 부부 연 맺어지듯 가락지
나누어 낄 한평생 친구 찾아 헤맸다.
인연 찾아 서로의 의지되어 숨 트는
세상살이 나눠진 인물들이 널린 듯
사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한 맺혀
나도 여기 비좁고 형편없어 보여도
속절없는 시간 속 전전긍긍 지켜낸
손뼘만 한 내 공간 소리치며 보이니
내 마음에 퍽 맞는 옻칠해진 자개장
아니라도 바람에 눈치 보며 속없이
웃음 짓다 남몰래 무너질 리 없으니
그대가 날 마음에 둘 리 없다 말해도
그런대로 괜찮고 채워지니 좋았다.
그렇지만 새끼손 걸고 나눈 약속은
세속적인 유혹에 열정 속에 놀았던
순수했던 동지적 시절 잊게 하였다.
어깨 펴던 모서리 닳아버려 헐었고
바람 고여 통행이 막혀버린 먼지 산
그 주위엔 일상의 무분별이 쌓였다.
우정같이 신뢰한 그러모은 손아귀
먼저 놓은 사람은 지쳐버린 나인데
이다지도 쾌청한 바깥공기 흐르고
그다지도 놓여진 사물들이 많은데
제 형상에 맞추어 굳어버린 마음은
오랜 세월 내 한 몸 하중 견딘 너에게
속도 없이 향하고 있기라도 한 건지
매일같이 함께한 길목에서 이따금
너를 만나 웃었던 시절 속에 머물다
확답 못할 행복을 약속하며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