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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와 N군의 바위 우정

by 미꾸라지

다자이의 기행문 같은 소설 쯔가루에는 다자이의 죽마고우 N군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N군의 모델인 그의 이름은 나카무라 사다지로(中村貞次郎)로 씨. 다자이와 그의 친분은 쯔가루를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가니타에서는 그의 집에 며칠 동안 묵었고, 함께 닷비자키까지 여행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할 때도 있고, 둘이 얼마나 각별한 사이인지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래 사진은 다자이와 그가 함께 묵었던 닷비자키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전시된 사진이다. 여기는 옛 오쿠다니 여관(奥谷旅館)이었는데 현재는 닷비자키 관광안내소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람은 무료다.

IMG_2259.JPG N군 다자이 함께 묵은 오쿠야 여관에 전시된 그의 사잔과 당시 식사


쯔가루 소설에서는 서로 구박하거나 구박받거나 하지만 다자이가 그에 대해 기술할 때는 그가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 친구인지도 빼놓지 않는다. 중학교 시절 유일하게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거나 대학생 때 동경에서도 함께 했던 스토리가 소개돼 있다. 그리고 가업을 잇기 위해 가니타로 돌아와 지역을 위해 활약하는 그의 모습도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상대에 대한 존중은 N군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N 군도 다자이 오사무를 둘도 없는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다자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그에 대한 우정은 변함 없었으며, 또한 언제까지 지속되기를 바랐던 것같다. 이는 쯔가루 책의 소토가하마 여행 중에도 확인할 수 있지만, 필자가 다자이 문학 기념비가 있는 간란 산을 방문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간란 산을 방문하여 지역의 다자이 전문가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가장 놀라운 사실은, 거기에 세워진 다자이의 추모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이 추모비는 다자이를 기념하기 위해 N군이 멀리 우다(宇田)라는 바닷가에서 직접 가져왔다고 한다. 당시 바닷가에서 추모비가 세워진 간란 산까지 이 바위를 나르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IMG_2232.JPG N군이 세운 다자이 추모비. 가니타의 관란 산에 세워져 있다.


N군은 다자이 추모글을 굳이 왜 이 바위에 세기고 싶었을까? 멀리 바다에서 힘들게 가져와서 말이다.

그건 중학교 시절 N군과 다자이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중학교 때 둘은 함께 바닷가의 이 바위에 앉아 미래를 얘기했다고 한다. 그 추억을 기억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서로에 대한 바위 같은 우정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가니타를 방문했을 때 N군의 자택이 아직 남아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당시의 집은 남아있지 않고 그 터에 새로 지은 집마저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가니타에 N군과 다자이의 우정을 기념하는 작은 관광지가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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