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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경 Aug 01. 2022

마케팅 / 광고 촬영장에서 챙길 것들

패션업에 있었을 때는 시즌별로 진행되는 카탈로그 촬영과 제작이 한 시즌을 이끌고 갈 업의 시작이자 나의 루틴이었다면, 가전업에 있는 지금은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촬영하게 되는 TVC와 바이럴 영상 광고가 나의 메인 잡이자 루틴이 되었다.


연예인과 함께 진행하는 촬영, 겉모습만 보면 화려하고 부러움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상 그 화려함 이면에는 그야말로 업이 있다. 업이 되는 순간, 모델과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혹은 사인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일절 들지 않는게 신기하다. 그저 오늘 촬영을 무사히 잘 끝마칠 수 있도록 모델의 컨디션을 살피며 돌발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게 된다.


지면, 카탈로그 촬영 때에는 모델이 좋아하는 음악을 BGM으로 준비하고, 모델이 좋아하는 음식을 케이터링으로 준비하는 열정이 있었는데, 이 마저도 소속사와 좋은 유대관계에 있거나 모델의 에티튜드가 좋을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다. 촬영에 관여되는 사람들도 많고 여러 이해 관계들이 얽혀 있어, 역시나 균형 잡힌 협의가 중요했다.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촬영장이라지만, 촬영장은 언제나 늘 설렌다. 콘티까지 기획을 다 끝마치고, 이제 실행에 돌입하는 현장. 각 영역에서의 프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순간. 감독 혹은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델 에이전시 대표, 소속사 대표, 모델 매니저 등. 광고대행사와 협의하여 나온 콘티대로 일사불란하게 한 컷 한 컷 찍어나간다.


뼛속부터 J 계획형인 나는, 변수가 싫어 패션 카탈로그 촬영할 때 시안과 99% 싱크로율로 찍었다. 아예 시안을 카탈로그 페이지 수에 맞춰 제본 형태로 만들어 똑같은 세트, 앵글로 찍었다. 심지어 소품까지 시안과 비슷한 것을 구해야 했다. 이에 몸서리 쳤던 대행사 분들도 계셨지만, 기획에 시간을 들일수록 촬영장에서 편해지고 후반업무가 수월해진다.


촬영장에서 빠진 컷 없이 촬영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제품이 예쁘게 잘 찍히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마케터의 임무라면 임무! 그러나 장시간 있다 보면 사람인지라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소소한 것을 놓치게 된다. 혹은 CG 사후 보정의 힘을 믿으며…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냥 넘겨 버린다. 그러고 보면 촬영이 끝났다고, 끝이 아니다. 콘티대로 찍었는데 시사 때 뒤늦게 찍지 않은 소스를 넣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변수는 생기게 마련이다. 변수에 대처하는 것도 마케터의 임무 중 하나인 것 같다. 온에어 될 그 날까지 킵 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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