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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Apr 27. 2024

젊음의 거리

대학생이 된 기분



오늘 오랜만에 서울을 다녀왔다. 지하철을 두 시간 타고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서 다녀온 것인데 뜻밖의 경치에 놀라고 예쁘고 젊은 대학생들이 넘쳐나는 거리의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 유난히도 화창한 여름 같은 봄날이라 하늘도 파랗고 나무와 꽃들은 더 선명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연남동 거리가 이렇게 에너지가 넘친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어릴 때 길을 가다 보면 길가에 앉아 계신 할머니들이 나와 함께 걸어가는 친구들을 바라보시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던 게 생각이 난다. 그게 왜 그런 건지 잘 몰랐었는데 내가 입장이 바뀌어 지금은 내가 대학생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아닌가? 할 정도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덩달아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활기찬 분위기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다. 자연스럽게 나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졸업을 목표로 열심히 살다 보니 주변을 잘 돌아보지도 못하고 빡빡하게만 지낸 것 같아서 안쓰러운 나의 대학 생활. 


그래도 그 당시에는 힘든 줄 몰랐다. 열심히 대학 생활하고 졸업하고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보다 항상 바빴고, 여유가 없어 보이는 생활을 했다.  오늘 서울의 이 거리에서 대학생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잠시 잠깐 대학생이 된 기분을 이제야 느껴보는 것 같았다. 


역시 익숙한 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가끔 낯선 곳에서 만나는 뜻밖의 추억 소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공간 오프 기념으로 가는 길인데 그곳에서의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기를 살짝 기대해 보면서 젊음의 거리를 즐기며 활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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