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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Feb 03. 2023

내 집에서 공부방 창업하기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로 공부방을 시작한 지 딱 10년째가 되어간다. 운 좋게도 아직까지 성업 중이고 현재 1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나도 스스로가 이렇게 오랫동안 공부방을 운영하게 될지 몰랐었다. 10년이라는 세월만큼 나름의 노하우를 쌓고 있고,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12곳의 공부방 원장님의 창업 컨설팅도 한 경험이 있다. 컨설팅을 하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다짐을 하게 하고 새로운 목표 설정을 하게 하는 효과 도 있었던 것 같다.  처음 공부방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10년 동안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많은 것도 배우고 시스템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들을 체득하면서 열심히 일했었다.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을 하게 되었고, 학원장의 불합리한 모습들을 보면서 차라리 내일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던 것 같다. 


물론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 당시에는 돈을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개인 공부방을 차린다고 회원들이 바로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공백을 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내가 개인 공부방을 차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갔고, 나 역시도 이제는 내 일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은 처음에는 프랜차이즈 공부방을 오픈하자로 기울었다. 노하우와 쌓인 경험과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선택한 결과였다. 


마음 맞는 세명의 선생님과 때마침 이루어진 한 모기업의 공부방 신입원장교육이 있어서 2박 3일간의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교재에 대한 설명과 공부방 시스템에 대해서 학습을 할 수 있었고, 2013년 3월에 나의 공부방은 그렇게 오픈을 하였다. 


오픈 직전에 교육지원청에 가서 과외신고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 개인과외 교습자 신고로 진행을 한 후에 관할 세무서나 홈페이지에서 사업자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카드단말기 신청까지 하고 나면 행정적인 부분은 마무리가 된다.


처음 한 달은 정말 드문드문 학생들이 한 명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3월 한 달간 9명의 학생들이 모집이 되었다. 프랜차이즈 공부방이라고 해서 학생들의 모집을 발 벗고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본인의 사업이니 어디까지나 초반에 홍보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본인 몫이다. 학생들이 빨리 귀가하는 수요일에는 미리 만들어 놓은 홍보물을 가지고 학생들의 하교시간에 맞추어 배부를 해주었고, 아파트 광고도 보통 세 번째 주에 지면광고를 하면 공동현관 출입카드를 주는데 그때 1020세대의 집을 일일이 돌면서 자석전단을 붙였다. 이렇게 하기를 6개월쯤 지속하니 어느덧 공부방도 30-40명의 인원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우리 집 거실에서 시작하였다. 초등학교 수업은 보통 자기주도학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독서대 책상 9개를 놓고 시작을 하게 되었다. 거실에서 하지만 우리 집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부엌은 가벽을 설치하여 전혀 살림을 하는 것 같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각 방들은 학생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상태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우리 집은 자녀가 없기 때문에 남편의 동의와 도움으로 집에서 공부방을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없었지만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들의 협조와 이해가 상당 부분 필요하다. 그래서 여건이 된다면 살림집과 공부방을 분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도 2년 후에는 7층에서 목이 좋은 1층으로 내려갔고 4년 후에는 다시 살림집과 공부방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거실이나 큰 방 하나에서 시작하다가 확장하여 이전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여건이 된다면 바로 공부방만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시작하면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프랜차이즈 공부방도 3년 정도 진행을 하다가 시스템이 어느 정도 회원수가 증가하니 불편함이 느껴졌다. 30-40명 수준에 적합한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슬슬 나만의 공부방을 다시 리뉴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공부방을 시작하기 전과 시작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땄던 자격증들이다. 

초등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정해진 분량을 학습하고 피드백받을 때 개인별로 오답클리닉을 진행한다. 

부엌에는 가벽을 설치하고 전면부는 책장을 맞춤으로 하여서 사실상 공부방에 들어오면 부엌이 보이지 않아서 학원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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