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여행이 좋은가보다
매일 여행 같은 삶이라면 그것이 좋은 줄 알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치열하게 사는 하루하루가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가져보는 그 여유와 쉼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울릉도에서 도착하자마자 쉬지 않고 고속도로를 6시간 달려서 집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은 거의 자정에 가깝다. 일요일 남은 휴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여독이 남았는지 하루종일 자고 먹고 단순한 일과만 하다가 보낸 것 같다. 그것도 다음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일지 모른다.
무의미한 시간이란 것은 없는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격무와 생각들로 씨름하다 보면 이런 무의미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이 정말 귀하게 여겨진다.
아직도 마음은 울릉도에 남겨두고 온 것은 맞다. 하지만 뜻밖의 휴가를 얻고 온 지금 나의 일이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공부하러 온 학생들을 볼 때마다 나의 자리와 하는 일이 귀하게 여겨지고 아침에는 빨리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이래서 여행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지금 이 느낌은 여운이라고 해두자.
일상으로의 복귀는 서서히 울릉도에서의 여운이 사라져 갈 때쯤이라고 해두자.
돌아오는 겨울 방학에는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차박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당사자는 질색팔색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가? 이런 기분으로 오늘도 나는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