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포천과 철원이다. 가볍게 훌쩍 떠나는 북부여행 콘셉트로 차박여행을 나왔다. 지난겨울의 감동이 계속 떠올라서 가장 예쁠 것 같은 가을의 기록을 남기려는 목적을 가지고 떠났다. 준비한 것도 옷가지 몇 개뿐이고 스마트폰 카메라가 전부이다.
내가 지향하는 여행. 과하지 않고 잠시 왔다가 흔적도 없이 떠나기이다. 차박 여행이라고 해서 세팅하고 음식 해 먹고 하는 것은 없다.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잠만 차에서 조용히 잔다. 하루종일 주차하여도 2000원밖에 나오지 않는 곳이다. 그마저도 운 좋으면 그냥 통과하기도 한다. 화장실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근처에 편의점이 있으면 최고의 차박지이다.
그런 곳이 몇 곳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첫 차박을 편하게 즐겼다. 게다가 편의점이 환하게 비춰주니 무서운 것도 없다. 근처 글램핑장이 있어 이만한 곳이 없다.
포천과 철원으로 가는 길목은 상습 정체구간이라 어정쩡하게 출발하면 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니 늦은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목적지 포천은 철원에 비하면 아기자기하다는 말에 딱 맞는 곳이다. 철원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웅장함이 있다. 이 두 곳이 가까이에 있기에 이틀을 두고 4-5군데를 목표로 다녔다.
첫날의 마지막 스케줄은 항상 카페이다. 카페에서 사진 폴더를 정리하고 책을 쓰기 위한 아웃트라인을 잡곤 한다. 여행지의 시간에 따른 목차와 프롤로그 그리고 작가소개까지 써 놓았으니 시간의 흐름대로 안내를 하는 형태로 글을 쓸 생각이다.
책의 표지는 차박 여행 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만들었다. 여행 다녀온 지 일주일이 넘지 않으려고 한다. 그때 그 장소에서 느꼈던 감정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서 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막힘없이 쓰려고 하는 편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또 설레는 감정이 일어난다. 혼자서 보기 아까워서 가급적이면 멋진 사진을 많이 실으려고 노력한다. 초창기에는 이 욕심이 과해서 많은 사진을 한 페이지에 많이 넣었다. 그랬더니 사진이 작아져서 생각했던 느낌이 살지 않았다. 지금은 한 페이지에 두 개의 사진이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특히나 좋았던 것이 여행하는 내내 주차나 이동시 많은 어려움이 없이 행운도 많이 따랐다. '나는 여행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여행을 즐기고 날씨운까지 따라줘서 그 어느 때 보다도 사진이 잘 나왔다.
심지어 고석정 꽃밭은 기간이 끝났음에도 내가 간 기간에 맞춰서 연장까지 하는 운도 얻었다. 2박 3일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훌쩍 지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