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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Dec 16. 2024

콩깍지

콩깍지


콩깍지가 조용히 벗겨졌다

그 사람은 여전한데

이미 내 마음은 조금씩 

멀어져 갔다.


정이 그렇게 가벼웠던 것일까?

아니면 콩깍지가 너무 무거웠던 것일까?


말은 이제 소음이 되고

눈빛엔 깊이가 없다


바다 같던 눈빛과

봄바람 같던 손길은

콩깍지가 떨어지는 순간

내 안에 무언가 '툭' 하고

떨어져 나갔다







역시 인간 관계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변수를 가져다 준다. 

상대에 대한 마음이 바뀐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나의 잣대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마치 바람에 스러지는 낡은 실처럼 연약한 인연을 잡고 영원할거라 믿었던 걸까?

암튼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길들여온 탓일게다. 

나또한 누군가에게 그렇게 길들여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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