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두둑한 벼슬아치
중간고사가 다가오면...
또 공부를 하네, 했어 하며 벼슬 놀이가 시작된다.
공부가 부모를 위한 타이틀이 아닌데...
왜 벼슬 놀이가 시작되어야 하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려서 엄마가 내게 집안일을 많이 시켜서인지...
나는 벼슬 놀이를 해본 적이 없다.
오죽하면 혹시 주워왔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그때는 그게 당연했던 시대였을까? 잘 모르겠다.
우리 딸이 하는 행동을 보고 기가 막히는 친정엄마는
나를 볼 때마다 짠한 표정이 역력하다. ㅎㅎㅎㅎ
내가 집안일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취업하고 나서였던 것 같다.
피곤한 일상이 가득한 직무이기도 했지만,
비행이 끝나고 명절에 집에 와서 튀김하는 것 좀 도와보겠다고 나섰다가...
하지 말라는 엄마 말을 안 들어서 기름이 팔에 크게 튀었다.
명절 연휴 끝나고 병가를 낼 뻔 했다.
결국은 어떻게든 출근을 하긴 했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딸은 진짜 편한 백성이다...
사실 부럽기도 하다.
자기 마음대로 배짱 두둑하게 구는 것도 결국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겠지싶다.
그게 본인의 직감인지,
되면 되고 아니면 말고인지,
아니면 어릴 때 못 해본 걸 지금이라도 해보겠다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아무튼, 부럽다.
그런 배짱도 가져보고,
떼도 써보고,
하고 싶은 만큼 다 해보고 나면
언젠가는 스스로 멈출 거라고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곧 여름이 올 것 같은 날씨다...
올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지 사실 걱정이다.
해마다 더위는 갱신되고 있는데
각자의 불편함이 짜증으로 번지지 않기를,
올여름만큼은 서로를 덜 힘들게 하는 계절이길, 조용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