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현장'의 연구라면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욕구조사 보고서를 트렌드 하게 만들기로 하죠!
대략 2023년 중순쯤이었다. ‘이 사람이 이상한 소리를 하네... 일하기 싫은가’하는 반응에서 “도대체 이걸 왜 하는 거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의 말들을 기억한다. 당신들은 기억 못 하겠지만, 사실 다 담아두고(?) 있다. 뭐, 그렇지만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복지 현장에서 조사연구와 욕구조사의 인식은 그만큼 무겁고 깊은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사실 시작은 그렇게 트렌드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점차 구조가 잡혀갔다. 철산의 관리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보완점을 제시해 주었고, 직원들이 오탈자도 많이 찾아줬다. (정말 보고 또 봐도 계속 나왔다) 사실 초반의 아이디어만으로는 복지 트렌드 보고서가 활용 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약간 ‘재미로 만든’ 것 같은 단위 사업 내 보고서 수준에 그쳤을지도 모르겠다.
좀 더 실질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욕구조사를 할 수 없을까? 그럼에도 계속 추진했던 부분은 기존 욕구조사의 추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도입하고 싶었다. “올해 욕구조사는 누가 하나요?” 같은 부담만 큰 업무라는 인식. “어르신~ 아이들 프로그램 중에 적합한 것은 몇 번이라고 생각하세요?” 불일치성. 응답자의 피로도와 기관차원의 과도한 행정의 투입과 낭비는 효과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름은 ‘2024 철산종합사회복지관 트렌드 노트’라고 지었다. 시중에 나온 트렌드 코리아 외 다양한 트렌드 책을 모토로 삼아 복지관 지역주민 욕구조사 보고서를 ‘트렌드’하게 만들었다. 복지는 이슈가 정말 많다. 이를 시중의 책들처럼 키워드화 하여 정리하고 소개하면 복지 현장 실무자들에게 좋을 듯했다. 통계와 어려운 사회복지 용어로만 가득 찬 보고서보다는 사회복지 전공대학생, 혹은 지역주민에게도 잘 와닿을 것 같았다.
물론, 사회복지는 사회과학에 기반하고 있다. 체계적인 조사 연구의 절차를 준수하고 수행함은 당연히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항이다. 그러나, 너무 한쪽으로만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천편일률(千篇一律)이다. 사회복지는 융합 학문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유행을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들고 나니 트렌드 보고서에 대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사실 일반적인 욕구조사 보고서는 어디에 보내도 대부분 ‘무플’이다. 속으로 ‘애썼네’ 말고는 해 줄 말이 없는 듯하다. 이건 좀 달랐다.
“부장님 바쁘셨을 텐데 언제 이런 거를 다 만드셨어요?”
“되게 독특하네요”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다 읽었어요”
“철산이 요즘 왜 이렇게 새로운 거 많이 하나요?”(이거 밖에 안 했다)
같은 이전에 받아보지 못한 피드백을 받았다.
한편 우리 시에도 보냈다. 복지 트렌드 노트는 지역의 주요한 욕구를 추출한 베이스가 ‘지자체의 장’의 글에 기반한다. 어떻게 보면 지역에서 가장 효과적이며 공신력 있는 자료일 것이다. 통계연보나 어려운 용역 보고서를 아무리 힘들게 찾아봐야 몇 날 동안 골머리만 쓸 것이다. 모든 의견들이 수렴된 곳은 결국 ‘리더의 말’이다. 어쨌든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시정을 너무 잘 반영하는 평가를 받는 기관이 되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도 단위 사업 계획에 반영하기 좋았다. 어려운 통계표를 뒤져가면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욕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로 된 내용을 즉시 쓰니 업무의 효율성과 사업의 의미가 더욱 쉽게 인식된다는 평가를 들었다. 일단 재미가 있어서라도 한 번이라도 더 본 듯싶다. 어쨌든 직원들이 업무를 편하고 더 좋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아 좋았다.
무엇보다 ‘이 좋은 것’을 ‘이 정도’만 쓰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마침 있었던 5년의 재 위탁은 ‘신의 한 수’였다. 장기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키워드 형식의 복지 트렌드 노트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매우 단축시켜 주었다. 9개의 키워드는 즉시 위탁 보고서로 들어가서 앉혀졌다. “이거 너무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는 우리 복지과장의 표현이 생각난다.
결국, 철산종합사회복지관 트렌드 노트는 널리 널리 알려졌다. 경기도사회복지관협회,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외 보수교육을 통해 소개되었다. 보고서 하나 잘 만들어서 홍보와 교육까지 아주 잘 활용되었다. 보고서와 연구의 영향력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름도 이상한 ‘철산’ 종합사회복지관을 복지 계에 알릴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조사 연구도 그렇지만, 복지 현장의 연구는 특히 ‘재활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바쁜 사회복지사들이 영혼을 갈아서 만들었더니, 그냥 책상 한쪽에 박혀 도무지 꺼내지지 않는 보고서는 안 하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일지 한 번, 혹은 상담 한 번을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계속적으로 ‘말로써 언급되는 재활용’
‘실천 현장에서 적용되는 재활용’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현장 연구의 진정한 의미이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2025년의 트렌드 노트는 ‘2025 온(ON) 동네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더욱 업그레이드되어서 돌아왔다. 그런데 사실 ‘트렌드 노트’라는 이름은 동명의 책이 있다(북스톤 출판사). 그렇기도 하거니와 올해는 광명 지역의 복지 이슈를 담은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하였다. 광명시는 2024년부터 서울의 지역밀착형 복지관을 벤치마킹하여 경기도에서 선도적으로 동 중심 실천을 전개하고 있다.
바로 ‘광명 온(ON)동네 복지관’ 사업이다. 결과는 광명시가 행정안전부 주관 2024년 읍면동 복지, 안전서비스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광명시 10대 뉴스에도 포함되었다. 2024년 광명의 지역복지에서 ‘온(ON)동네 복지관’을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그 이름을 철산의 트렌드 보고서에도 이어 2025년의 더욱 우리 지역만의 개성과 발전된 의미를 담고자 한다.
2년 차에는 이전 트렌드를 기반으로 더욱 충실하고, 알찬 내용을 담았다. ChatGPT가 발전한 만큼 이를 활용한 더욱 발전된 복지 트렌드 보고서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이를 통해 계속 재활용하고픈 지속가능한 사회복지연구를 지향할 것이다.
2025년의 ‘온(ON)’ 동네 트렌드, 복지 욕구조사의 불은 이미 들어왔다(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