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혹여라도 부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돈 버는 달리기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어그로 aggro나 사기가 아니다. 누구나 부업처럼 편하게 벌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보는 거의 대부분의 분들은 많이 해보셨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달리기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직업'인 경우가 되겠다. 전문 선수라던지, 러닝 코치라면 당연할 것이고, 최근에는 이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련 제품을 팔아 비즈니스 구조를 수 있다. 많은 러닝 크루들도 기념품을 제작해 팔아서 운영비를 마련하고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건 당연한 부분이라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또 하나는 대회에 나가서 순위권에 들어 '상금'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메이저 대회의 아마추어 부분과 지방 대회를 휩쓰는 '꾼'들이 있어 약간의 눈총을 받는 경우가 있다. 어쨌든 이들도 대단 재능과 노력을 통해 보상을 받는 거니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비록 우리나라 국제 마라톤의 성과는 옛말이 되었지만, 달리기의 대중화에 힘입어 일반인들의 수준이 엄청 높아진 부분은 긍정적이다.
그래서 나의 기준에서는 정말 세상은 넓고 정말 고수는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잘 뛰는 남성 러너들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소질이 있고 꾸준히 훈련을 한 여성 러너들도 실력이 어마어마 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달리기를 잘해서 돈 버는 부분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15년을 달렸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부끄럽게도 수상권은 근처도 간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동호회에서도 중간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의 기량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나는 달리기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러닝크루를 함께 하는 형님이 무언가를 막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여쭤보니 만보기 숫자를 막 누르고 계시더라... 요즘 유행하는 앱테크 중 하나인 캐시워크였다. 앱테크는 일정 챌린지나 미션을 수행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를 캐시나 포인트로 환급해 주는 경우가 많다. 형님이 하던 것은 만보기 기반으로서 대부분 8천보에서 1만보를 걸으면 보상을 지급한다. 최근에는 토스, 카카오뱅크 등 금융 앱들이 상당히 여러 가지 앱테크 미션을 제공하고, 공공에서 운영하는 손목닥터 9988도 매우 유용하다.
'음... 형님이 많이 어려우신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름 대기업도 다니시고 많이 베푸시고, 나한테도 잘해주셨는데... 그동안 얻어먹은 게 좀 죄송하게 느껴졌다. 이까짓 거 10원, 20원, 많으면 100원씩 벌어봤자 요즘 같은 집 값 10억 시대에 언제 모으겠는가. 나는 푼돈에 연연하지 않는 '사나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빨리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어쨌든 그때 당시 나는 무시하고 달리기에나 집중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는 돈의 가치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남자가 큰 일을 해서 대박을 터트리던지, 과감한 투자를 해야 돈을 번다'라고 믿고 있었다. 물론 그래서 어느 하나도 성과를 낸 적이 없다. 그리고는 부모님과 나의 상황을 원망할 뿐이었다. 결혼을 해도 정신을 못 차렸고,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허황된 꿈을 꿔 번번이 실패했다. 불현듯 작년부터 몸도 아파서 달리기도 잘 못하게 되어 울적하던 시기에 나의 두 아들을 보고 나서야 느끼게 되었다.
'나는 내 또래들에 비해 정말 경제적으로 이뤄낸 것이 없구나...'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생각하고 살면 안 되겠다!'
그제야 열심히 걷고 포인트를 누르기 시작했다. 사실 돈을 벌고자 시작한 것은 아니고 달리기를 못하니 걷기라도 열심히 하면서 가만히 있지 않고 뭐라도 하자는 생각에 시도하게 되었다. 캐시워크나 손목닥터는 물론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금융 기반 앱들도 만보기를 하면 돈을 주기 때문에 여러 앱의 리워드를 받으면 대략 하루에 1천 원 가까운 돈이 모일 것 같았다. 그러면 한 달에 3만 원이다. 그리고 일단 걸어야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출근하니 왕복 하루에 3천 원이 세이브되었고, 20일 출근한다고 했을 때 6만 원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벤트에 참여해서 소소히 얻는 비용을 합치면 한 달에 약 총 10만 원이 모이게 되었다. 그냥 10원 100원이 아니었던 것이다.
참고로 마라톤 대회에서 휴대폰을 들고뛰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니다.
혹여나 내가 소개한 앱테크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대회에서 휴대폰을 소지하고 뛰지는 않기를 바란다. 첫 번째 이유는 신체적인 불편함이다. 예전에는 암밴드가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허리에 두르는 러닝밴드들이 많이 나와 허리에 그나마 편리해진 감은 있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무조건 불편하기 때문에 달리기 기록을 생각한다면 착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그리고 초반에는 견딜만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누적되는 시간만큼 휴대폰 무게와 출렁거림, 쓸림 등으로 인해 다양한 신체적 고통이 배가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심지어 더 큰 문제는 분실과 파손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라리 가만히나 착용하고 뛰면 다행이지만, 휴대폰을 확인한다던지, 불편하다고 조정하는 행동으로 인해 놓침으로 인한 파손과 분실이라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즐겁고 건강하게 운동하자고 대회까지 나왔는데, 재산의 손실이 일어난다면... 전혀 건강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심지어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인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다. 웬만하면 휴대폰은 꼭 소지품 보관소에 맡기고 뛸 것을 권한다.
작은 돈을 벌어보니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앱테크를 열심히 한 이후부터는 은행 앱들을 계속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금융 상품과 지식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무리한 주식이 아닌 최대한 안정적인 적금과 채권 상품에 투자했다. 수익이 조금씩 발생했고, 돈을 모으고 버는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나이 40이 넘어서야 이제야 이 것을 알게 된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어쩌랴 세계적인 부자인 '워런 버핏'은 50이 넘어서야 지금의 재산을 모았다고 하니 너무 늦은 시기는 없다고 생각하고자 한다.
내가 무리한 투자를 해서 경제적으로 손실을 보았을 때, 주변에 많은 조언을 얻었다. 하지만 어른들이나 나름 지식이 있다고 믿는 친구들, 경제 유튜브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나를 가이드해 주지 못했다. (내가 듣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미 물릴 만큼 물리고 마음만 다 졸이고 손실이라는 결과를 받은 후 주변과 내 팔자를 원망하고 나서야 정신을 조금 차렸다. 그리고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다.
달리기를 하지 못해 남는 시간에 투자와 재테크 관련 책을 읽었다. 그러니 몇 가지 공통적인 키워드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으로 할미언니의 <돈 공부를 시작하고 인생의 불안이 사라졌다>와 김경필의 <딱 1억만 모읍시다>의 책에서는 세상의 모든 자산 형성의 과정은 '절약-저축-투자'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절약이나 저축을 건너뛰고 투자로 가면 올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 뭐 애초부터 가진 돈이 많은 상황이 아니고 형편이 뻔하다면, 무조건 일정 금액을 모으고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인식을 정말 일찍부터 깨우쳐야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최대한 젊을 때 시작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정말 시간이 돈이구나, 돈 버는 게 이렇게나 쉽지 않구나...
하지만 막상 모인 돈을 보면 얼마 되지 않음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앱테크에서 1원씩을 누르다 보면 언젠가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리워드를 넘어 그 언저리에 있는 다양한 금융 지식과 관심을 통해 더 큰돈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은 곧 행동으로 이어진다. 인식이 바뀌니 외벌이에 월급 사정 뻔한 나도 드디어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손실을 잘 메꿔야지...)
꼭 잘 달릴 필요는 없다. 그리고 천천히라도 꼭 휴대폰을 들고뛰기를 권유하고 싶다. 걷기도 좋다. 운동을 하고 난 이후 한 푼 두 푼 누르다 보면 달리기를 하는 또 하나의 가치와 재미를 갖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행복 학자이신 연세대학교의 서은국 교수는 "행복은 큰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한다.
정말이지 매일의 하루하루의 작은 나의 노력으로 인해 삶의 행복감까지도 올라가는 느낌이다. 내가 느낀 행복감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 꼭 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많은 러너분들이 부자가 되기를 기원드린다. 이 또한 나만의 유익이 되는 달리기라고 생각한다.
꼭, 적당히라도 달리자! 그럼, 누구나 부업으로 돈을 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