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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해치는 달리기

by 철봉조사 이상은 Mar 14. 2025
얼마 전에 기부천사이자 러너들의 상징인 '션'님에 대한 기사와 근황을 접했다.


 기사 내용과는 별도로 믿을 수 없이 수척해진 그의 모습에서 건강 이상을 의심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 관리와 기부를 위해 너무 열심히 달려 얼굴에 살에 없어서 그런 것뿐, 건강에 대한 문제는 아니었다고 한다. 어쨌든 달리기를 많이 하면 초췌한 얼굴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이렇게 오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고는 한다.


[이미지 출처] 션 유튜브 '션과 함께' (2025년 1월 11일), 참고로 저는 션의 팬이에요.[이미지 출처] 션 유튜브 '션과 함께' (2025년 1월 11일), 참고로 저는 션의 팬이에요.


어쨌든 내가 생각해도 달리기가 건강을 해친다고 하다니... 솔직히 이건 좀 선을 세게 넘은 듯하다.


 하지만 나는 달리기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자 한다. 선 듯 납득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요인들을 설명할 것이다. 러닝 경력 15년, 생활 체육인이자 건강 염려증을 가진 40대 남성인 내가 실제 운동을 통해 경험하고 공부해서 확인한 바를 기술하고자 한다.


 우선 달리기는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상당히 건강한 운동이다. 디지털 사회로 인해 활동이 활동이 매우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몸의 활력과 함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 특히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혈액 순환의 도움을 줌은 물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줌에 따라 질병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는 굳이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신체적인 유익은 물론 더욱 긍정적인 측면은 정신적 건강을 돕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운동을 한 직후에는 매우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달리기를 하면 발생하는 긍정적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게 하여 우울증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뇌에도 혈류가 잘 돌기 때문에 뇌세포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 즉, 정신적으로 건강짐은 물론 집중력의 향상 등 머리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달리기 자체는 다른 운동에 비해 상당히 안전할 여지가 크다. 구기나 다른 단체 운동의 경우 몸을 맞 부딪치며 경쟁을 하지만, 달리기는 신체적인 접촉이나 급격한 방향의 전환이 덜 일어난다. 일정한 운동 방향으로 지속해 나감에 따라 부상의 위험이 다른 운동에 비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너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유익하고 부상의 빈도도 적은 완벽한 운동을 감히 건강을 해친다고 폄하하다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건강 이상으로... 훅 떨어져 버린 2024년, 그리고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2025년의 나.건강 이상으로... 훅 떨어져 버린 2024년, 그리고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2025년의 나.



 그러나 달리기는 정말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일단 대부분의 전제는 무리해서 많이 달리게 되는 경우이다. 우선, 첫째는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영양 부족과 이로 인한 폭식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실제 내가 지금까지도 겪고 있는 부분인데, 어렸을 때부터 선천적으로 식욕이 별로 없었던 나는 달리기를 시작하고부터 '대식가'가 되었다. 맛있는 것을 막 찾아 먹거나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님에도, 식사량은 거의 일반 성인의 1.5배에서 2배 가까이는 먹는 듯하다. 지금은 그나마 줄은 편이고, 조금 더 어렸을 때는 2배 이상은 먹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허기진 것을 상당히 못 참는 편이다. 배고프면 일상생활이 잘 유지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먹는다.


 문제는 야식도 꼭 챙겨 먹는다는 것이다. 이미아 가즈아키라는 의사가 쓴 <명의가 알려주는 염증 제로 습관 50>에 따르면 장수를 위해서는 위의 80%만 먹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하루 중 12시간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의 간격을 가급적 길게 두는 부분도 건강에 중요한 요인으로 설명한다. 폭식과 야식은 장수에 있어서 최악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마른 편에 속하지만, 항상 건강검진 시에 콜레스테롤과 간 수치에 있어서 위험 수준이 나온다. 그래서 고쳐야 되는데 이미 몸이 이렇게 적응되어 버렸다...


 둘째는 달린 후의 음주 습관이다. 이건 사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중 상당히 많은 사람은 달리고 나서 맥주나 기타 여러 가지 주류를 음용하는 경향이 있다. 안타깝게도 나도 그렇다. 특히 많이 달리면 급격한 수분의 부족과 함께 갈증을 느끼게 되고 이를 술로 해소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운동을 하고 나면 더 잘 들어가니(?) 신나게 마셔대다 보면 취하게 되고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하라고 한 운동이 오히려 나의 쾌락을 위해 음주로 상쇄되는 경우가 발생함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알코올로 인한 건강의 악영향은 굳이 더 설명하지 않겠다.


 셋째는 수면의 부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에 있어서 중요한 3가지 요인을 영양, 운동, 수면이라고 하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이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수면을 꼽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 수면에 대해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도 한데 대표적으로 예전에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었다. 4시간 자면 시험에 붙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무식한 이야기 말이다. 정말 뭘 모르던 시대의 이야기로서 잠은 건강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면은 우리의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해 주며, 신체와 정신적인 안정에 매우 밀접한 영향이 있다. 최소 7~8시간의 수면을 확보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의학과 과학적으로 근거가 명확한 이야기이다.


 이런 중요한 수면에 달리기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과할 시 악영향을 준다. 아니 뭐 얼마나 달린다고?라고 반문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모르는 이야기이다. 진짜 러너들은 정말 미친 듯이 달린다. 새벽 4시, 5시에 일어나서 매일 훈련한다. 나는 3시에 일어나시는 분들도 봤다. 나도 몇 번 해봤다가 하루 종일 정신을 못 차렸다. 그런 날 평일은 거의 월급 루팡이었고, 주말은 하루 종일 졸아서 와이프에게 또 혼났다... 이처럼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늦은 밤에 많이 운동을 하는데, 달리고 나면 최소 1,2시간은 잠이 잘 오지 않게 된다. 그럼 수면 시간이 더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너무 일찍 일어나거나 늦은 시간의 달리기는 수면을 방해하고 이는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그 밖엔 소소하게 바깥 운동으로 인한 피부 노화와 암을 유발하는 자외선 노출과 1급 발암 물질이라고 하는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등에 노출되는 문제도 있다. 정말 뭐 이렇게까지 다 따지다면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마지막 넷째는 과도한 달리기로 인한 내외적인 신체 부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단 달리기를 하면 외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다. 러너들 중 일상생활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잔병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편임을 보게 된다. 과한 경우로 나는 2021년 초에 업무와 육아로 인해 힘든 일상을 보냈었는데, 달리기까지 한다고 몸을 좀 소홀히 챙기게 되었다. 그러다가 놀랍게도 '대상 포진'에 걸려서... 한동안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다. 머리 쪽에 혹이 났었는데, 정말 지금 생각해도 통증과 아찔함이 느껴진다. 이는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운동을 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말 정도껏 해야 한다.


 또한 골절이나, 신경, 근육계통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 같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도파민이라는 중독 물질이 나오게 됨에 따라 계속 훈련량을 늘리게 된다. 아주 천천히... 부상은 내 몸을 잠식한다. 차라리 넘어지거나 어디 부딪쳐서 겉으로 상처가 드러나서 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오히려 골절 같은 외적인 부상이 없는 기간이 지속되다 보면 내가 건강한지 알고 계속 운동이 과해지고 결국 이는 회복이 안 되는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의료 기술과 재활의 발달로 대부분 1년 이내에 회복해서 돌아오지만, 나처럼 원인을 찾지 못하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하기도 한다. 알게 모르게 아파서 사라진 러너들이 우리 주변에 정말 많다.


 유명한 사자성어로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누구나 알 것이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많은 부분을 잃어버리고도 아직도 반복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정말 적당히 달려야 한다.

러너는 얼굴을 가리면 건강 이상 설(?)을 피할 수 있다.러너는 얼굴을 가리면 건강 이상 설(?)을 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건강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 해도, 나는 달리기를 계속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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